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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순익' 알펜루트, 재투자로 '신뢰회복' 노린다 [헤지펀드 운용사 실적 분석]신규펀드에 순익 재투자 방침…고유재산·임직원자금 497억, 환매중단펀드에 투자 중

최필우 기자공개 2020-02-28 08:20:1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방형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출범 후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순익을 향후 신규펀드에 투입해 투자자 신뢰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환매 중단된 펀드에 고유재산과 임직원 투자금 총 497억원이 투입돼 있을 정도로 꾸준히 순익을 자사 펀드 재투자에 활용해 왔다.

26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지난해 순익 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7억원(1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억원(137%) 늘어난 83억원이다.

주 수입원인 펀드 운용보수 증가가 전체 실적에 기여했다.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146억원으로 81억원(12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펀드 설정액이 6450억원에서 9190억원으로 2740억원(42%) 늘면서 운용보수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한해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의 여파로 판매 채널이 경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폭이다.

김항기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의 투자 전략에 공감하는 판매사가 늘면서 설정액이 꾸준히 우상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섹터별 1등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초기 단계에 투자하고 오랜 기간 보유하며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쓴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소개하는 등 피투자사 경쟁력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마켓컬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파킹클라우드, 작심 등이 대표적인 피투자기업이다.

기본적인 투자 전략이 PB들의 공감대를 얻은 상태에서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자체적으로 펀드 투자에 참여해 신뢰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평이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자산운용사 전환 후 올린 순익 대부분을 자사 펀드에 투자해 왔다. 자사 펀드에 재투자하는 게 고유재산을 불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투자 성공에 자신감이 있었다는 얘기다. 환매가 중단된 개방형펀드에 알펜루트자산운용 고유재산과 임직원 투자금이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최근 개방형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위기를 맞은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순익 재투자 방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환매에 부족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기 때문에 기존 방침대로 투자해 신뢰를 회복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다만 유동성 위기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신규펀드 설정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밖에 판매비와 관리비는 61억원으로 28억원(84%) 늘었다. 급여가 증가한 게 판관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직원 급여 증가가 두드러졌다. 직원 급여는 23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 펀드 외형을 키우면서 매니저 채용을 대폭 늘린 게 급여 증가로 이어졌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자사의 독특한 운용 철학을 경력 초반부터 이해해 나갈 수 있도록 신입 매니저를 주로 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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