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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벤처, 정석 보여준 '리디' 투자 [VC 팔로우온 투자파일]펀드서 고유계정까지 4차례 자금집행, 10배 이상 수익 관측

이윤재 기자공개 2020-03-02 07:30:39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투자한 플랫폼 업체 리디 사례는 팔로우온(후속투자)의 정석이다. 동일 펀드에서 자금집행은 물론 다른 펀드로 확장, 펀드 만기에 따른 고유계정 편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졌다. 아직 투자금 회수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10배 이상 수익달성이 거론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리디를 만난 건 9년 전인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리디는 전자책(이북) 서비스 리디북스를 주력으로 하는 3년차 스타트업이었다. 산업의 판을 바꿀 수 있다고 봤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이용자가 급증하는 시장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봤다.

시리즈A에 미래에셋벤처투자가 투자한 금액은 총 25억이다.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현재에는 시리즈A에 20~30억원대 투자 유치가 많지만 당시만 해도 시리즈A는 10억원 안팎이 많았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독특한 운용전략이었던 스몰펀드와 고유계정을 병행 형태로 시리즈A 투자를 진행했다. '미래에셋좋은기업투자조합2호'에서 14억원, '2010 KIF-미래에셋 IT전문투자조합'에서 8억원을 납입했다. 고유계정에서는 3억원을 투자했다. 여러 비히클로 분산해 조달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시리즈A 투자 규모를 키워 확실히 자금을 공급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13년에도 브릿지 단계로 투자를 진행했다. 시리즈A에 참여했던 '2010 KIF-미래에셋 IT전문투자조합'에서 7억원, 고유계정 3억원을 각각 더해 총 10억원을 후속투자했다. 이듬해 리디가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시리즈B 투자유치에도 참여했다. 'KoFC-미래에셋 Pioneer champ 2011-3투자조합'을 통해 20억원, 고유계정으로 2억원(보통주 인수)을 추가했다.

잇딴 팔로우온 가운데 승부수는 2015년이었다. '미래에셋좋은기업투자조합2호'의 만기 이슈가 도래했다. 여러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리디는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고민 끝에 주식을 처분하기 보다는 고유계정으로 펀드가 보유했던 리디 지분을 사들이는 걸 택했다.

당시 리디는 잇딴 펀드레이징으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던 상황이었다. 2015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리디 주식 10만116주를 확보했다. 취득원가는 51억원이다. 역으로 미래에셋좋은기업투자조합2호는 리디 투자로 3.6배에 육박하는 투자금 회수를 이뤘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11년 리디와 인연을 맺은 뒤 4차례에 걸쳐 총 108억원을 투자했다. 상장 전 스몰펀드 주로 시리즈A~B 중심, 포트폴리오당 투자 규모가 20억~30억원 안팎이었던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운용전략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베팅에 가까웠다.

팔로우온으로 거둬들이는 과실은 달콤했다. 2017년부터 부분적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2010 KIF-미래에셋 IT전문투자조합'은 2년동안 지분 매각을 진행하며 지난해 회수작업을 끝냈다. 15억원을 투자해 188억원 가량을 회수하며 멀티플 12배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리디가 막대한 수익으로 마무리되면서 전체 펀드 실적도 끌어올렸다. 해당 펀드는 IRR 22.48%, 멀티플 2.37배라는 괄목한 성과로 지난해 청산했다.

상대적으로 후기 라운드에 들어간 'KoFC-미래에셋 Pioneer champ 2011-3투자조합'도 부분적으로 투자금 회수를 진행했다. 성과는 상당하다. 부분 회수 수익과 남은 미회수 지분가치를 더하면 투자원금대비 4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고유계정에서는 누적으로 80~90억원 가량 회수를 진행했다. 남은 지분가치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160억원으로 집계된다. 투자원금 대비 수배의 이익을 거머쥐는 셈이다. 고유계정에서 얻는 성과는 펀드보다도 체감하는 효용이 높다. 수익이 실현되면 고스란히 경영실적과 연동되는데다 향후 펀드 신규 결성때에도 전략적인 선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조합 만기 이슈가 있던 당시에 여러 안을 검토하다가 성장성을 확신해 고유계정에서 편입하게 됐다"며 "이미 상당 수 수익을 실현한 만큼 나머지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금 회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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