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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우 이사, 변화무쌍 '커머스·소비재' 트렌드 잡는다 ⑤경영학 전공 다방면 투자 특화, 일자리창출펀드 펀딩·전략 주도

이윤재 기자공개 2020-03-03 08:06:12

[편집자주]

SBI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인 한국기술투자다. 2000년대 중반 우여곡절을 겪으며 명가(名家)의 흔적은 희미해졌던 찰나 일본 SBI금융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M&A 10년차 운용자산은 물론이고 투자실적도 업계 상위권으로 발돋움했다. 턴어라운드를 이끈 SBI인베스트먼트의 핵심 인력들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학전공 출신 심사역이 즐비하던 2010년경 남동우 SBI인베스트먼트 이사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 입문했다. 창업에 관심이 많았지만 스스로 창업가보다 투자자가 적성에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 예상은 적중했다. 10여년간 벤처캐피탈 심사역으로 근무하면서 카버코리아, 펄어비스 등 굵직한 투자 성과를 써내려가고 있다.

남동우 이사(사진)는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종합상사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종합상사맨이던 아버지의 조언이 있었지만 관심거리였던 창업에 대해서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막연했던 창업에 대한 열정은 상사맨으로 근무하면서 투자자가 되겠다는 꿈으로 다듬어졌다.

비전공자에 대해 업계의 문턱은 높았다. 인터넷을 뒤져 닥치는 대로 조언을 구했다. 재무적 경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곧장 미국 공인회계사(AICPA)를 취득했다. 회계법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벤처캐피탈에 가려 했지만 운이 좋았다. 마침 사람을 구하던 한국기술투자에 심사역으로 채용됐다.

즐거움도 잠시였다. 비전공자로서 스스로가 잘할 수 있는 투자영역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전문 수준의 전공지식이 없더라도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는 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게임이나 모바일서비스, 콘텐츠 등이 눈에 들어왔다.

첫 투자는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사였다. 결과는 실패였다. 해당 게임사는 투자 이후 흥행에 성공했지만 서비스 유지와 차기작 개발에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몰락했다. 그 과정에서 남 이사는 많은 걸 느꼈다. 벤처투자는 어느 시점에 리스크를 테이킹 해야 되는지 등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다.

남 이사는 "단순히 자금을 투자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향후 성장 모습까지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깨달았다"며 "산업별로 가지는 특성을 파악해 각 기업마다 시의 적절한 리스크 테이킹 시점이라 판단될 때 투자에 나섰다"고 말했다.

바뀐 전략은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검은사막을 서비스하는 펄어비스, 블레이드를 만든 액션스퀘어 등에 투자해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후부터 스스로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시작했다. 게임산업 판이 바뀌는 흐름을 읽으면서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반대로 소비재와 커머스, 공유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우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성과가 카버코리아다. 카버코리아가 초기 투자 한번 외에는 신주 투자 유치가 없었던 만큼 세컨더리(구주인수)로 지분을 취득해 상당한 이익을 거뒀다. 돼지코팩을 만드는 미팩토리는 에이블씨엔씨에 M&A로 투자금 회수가 완료됐다. 현재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는 메디쿼터스(커머스), 테라핀테크(부동산), 패스트파이브(부동산), 세컨신드롬(공유창고), 제주맥주(소비재), 바람인터내셔날(소비재), 퀄슨(교육), 오소센서(미국, 바이오) 등이다.

지난해 남 이사는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아 '일자리창출펀드(530억원)'를 결성했다. 기존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던 펀드가 해외 운용사와 공동 위탁운용(Co-GP)이었다면 이번에는 주도적으로 자금조달부터 투자전략, 회수전략까지 모든 설계를 도맡았다. 현재 가용자금 등을 고려해 일자리창출펀드는 2년 이내에 투자 소진을 계획하고 있다.

남 이사는 "지난해 일자리창출펀드를 결성하면서 펀드레이징부터 투자전략 설정 등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믿고 자금을 맡겨준 투자자들에게 좋은 수익률로 보답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투자처 발굴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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