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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자살보험 추징금 환급…생보업계 '희망' 조세심판원, 국세청 비용시점 산정 잘못됐다 판단…행정소송 여지 '변수'

김장환 기자공개 2020-03-05 11:04:2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0: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보험이 자살보험금을 두고 국세청으로부터 부과받은 추징금을 돌려받았다. 조세심판원이 국세청의 추징금 부과 방침이 잘못됐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추징금을 부과받은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다만 행정소송이란 변수는 아직 남아 있다.

3일 세무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달 국세청으로부터 자살보험금 관련 납부 세금을 전액 환급받았다. 2018년 중순 세무조사를 받고 그 해 말 부과받았던 수백억원대 추징금이다. 올 1분기 손익계산서상 기타이익으로 이를 반영할 전망이다.

교보생명이 추징금을 받았던 건 소멸시효가 완성된 자살보험금을 고객들에게 지급한 것을 두고 세무당국이 법인세 산정 시점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자살보험금은 생명보험사들의 공통된 이슈였다. 소멸시효가 완료된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를 두고 2016년 금융당국과 마찰을 겪었다. 대법원은 그 해 5월 소멸시효가 끝난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최종 내렸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와 관련 없이 전액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말은 권고였지만 끝내 지급하지 않는 보험사는 고강도 제재를 내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특히 교보생명은 제재 수위가 클 것으로 판단됐다. 영업권 반납을 비롯해 신창재 회장의 해임권고 등 중징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백기투항'한 교보생명은 미지급한 자살보험금 700억원 가량을 2016년 말 전액 지급했다.

이로 인해 세금이 발생할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국세청이 2018년 세무조사를 거쳐 교보생명에 추징금을 부과한 건 '비용 처리 시점'에 대한 해석 차이 때문이다. 교보생명이 지급한 자살보험금은 1997년~2015년에 청구된 건들이고, 지급시점은 2016년이다. 교보생명은 자살보험금을 지급한 2016년 사업연도 회계에 '비용'으로 이를 인식했다. 이에 따라 산출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그 해 법인세를 납부했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된 비용을 2016년 손금에 반영한 건 잘못된 것이라고 봤다. 그만큼 세금을 덜 납부했다고 판단하고 수백억원대의 대규모 추징금을 2018년 말 부과했던 것이다.

교보생명은 2018년 12월 조세불복 심판청구를 신청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해왔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이를 심리해온 조세심판원은 결국 국세청 판단이 잘못됐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보험금 지급을 결정하고 시행한 2016년 회계연도의 '세법상 비용'으로 인식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지난달 교보생명에 추징금을 돌려줬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다른 보험사들도 법인세 관련 추징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과 같이 법인세를 부과받은 곳이 대다수인데 보험사마다 세무조사 시점은 다르기 때문에 조세불복 등은 다른 시점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생명도 지난해 말 추징금을 받아 절차를 진행 중인데 가장 먼저 조세불복을 한 교보생명 사례를 참고해 대응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생명보험업계 전반의 자살보험금 관련 세금이 적어도 1000억원 넘는 규모가 될 전망인 만큼 국세청이 행정소송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이다.

자살보험금 지급에 대한 과거 대법원 판결과는 관련 없이 비용 산입 시점에 대한 문제다. 이에 대한 행정소송이 이뤄지면 법원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불확실성이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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