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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부품사 '방주', 베트남사업장 철수 왜? 현지 매출 1300억…수주 악화, 경영부실 탓 "매각 진행"

조영갑 기자공개 2020-03-06 09:15:4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대폰 모듈 및 광학제품을 생산하는 ㈜방주가 주력사업이었던 휴대폰 모듈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방주는 베트남사업장을 거점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및 OIS 렌즈 체결기를 생산해왔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방주는 지난해말 휴대폰 모듈 사업에서 철수하고, 현재 베트남법인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현지 관계자는 "방주는 베트남에 2개의 법인을 두고 있는데 두 곳 모두 매각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방주 측도 "2019년말 휴대폰 모듈 사업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방주는 1992년 설립돼 전자부품 제조업을 영위해 왔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측에 휴대폰 모듈과 PCB(전자회로기판) 등을 납품하던 주요 벤더사다. 비상장사라 구체적인 공시자료가 없지만 2018회계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방주의 매출액은 2548억원, 영업이익은 155억원 수준에 이른다. 2017년 매출액 2835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방주는 본사를 중심으로 다수의 해외법인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방주전자슬로바키아, 천진방주광학전자유한공사, 천진방진전자유한공사, 방주전자베트남주식회사, 방주하이테크베트남주식회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생산된 전자제품 및 카메라 모듈을 삼성전자, 삼성전기를 비롯한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삼성 향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25% 수준이다.

두 곳의 베트남법인(방주전자베트남, 방주하이테크베트남)은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을 담당하면서 방주의 현금 흐름을 책임져 왔다. 2018년 방주전자베트남에서 거둔 매출액은 1287억원에 달한다. 2017년 설립된 방주하이테크베트남주식회사 역시 같은 기간 13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베트남 사업장이 1년 만에 매각수순을 밟게 된 것은 수주 물량의 축소와 경영상의 실패로 분석된다. 삼성 측은 올해 이른바 울트라폰으로 불리는 S20 모델을 출시하면서 100배 광학줌 모듈을 탑재했다. 2019년을 기점으로 수주 물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베트남 사업장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방주 측은 축소된 물량의 구체적인 비율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발 휴대폰 모듈 물량을 꾸준히 수주하던 방주가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현지 노동력을 기반으로 납품하는 구조라 수주가 줄어들면 곧바로 경영상 타격으로 이어진다. 방주전자베트남주식회사의 매출액이 1300억원에 이르지만, 순이익은 28억원(순이익률 2%)에 불과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매출원가의 비율이 100%에 가깝다.

▲방주 해외사업장 소개. (방주홈페이지 참조)

여기에 베트남 사업장의 부실 경영도 원인으로 꼽힌다. 방주 본사는 해외법인을 관리하면서 관련 로열티(기술이전료) 수익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외법인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독립채산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베트남 현지 관계자는 "경영 부실이 생기면서 2차 벤더 회로기판 자재업체 등에 채권을 변제하지 못해 최소 몇백만 달러씩 부채가 쌓여있다"며 "최근 경영진 공백으로 인해 현지 공장부지를 베트남 빈그룹에서 인수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고 전했다. 방주의 베트남 설비 및 자재 공급 협력사 역시 80만달러의 대금을 받지 못한 사실도 드러났다.

관련 사실을 방주 측에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방주 측은 "지난해말 핸드폰 모듈 사업을 철수하고, 베트남사업장을 정리하는 단계는 맞지만, 베트남사업장 자체가 본사와 별도로 운영되는 곳이기 때문에 현지법인에 문의하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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