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스 일임상품 '원조' 하나금투, 리스크 전이 피했다 '닛케이225' 추가 않고 '코스피200' 활용 고수…운용사 분쟁에 투자자 '촉각'
최필우 기자공개 2020-03-09 13:23:2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12: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투자도 파생투자로 대량 손실 사태를 맞은 위너스자산운용의 일임상품을 판매했으나 리스크는 전이되지 않았다. 문제가 된 닛케이225 선물 기초 상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지 않고 코스피200 선물 활용을 고수한 덕이다. 다만 위너스자산운용이 손실 계좌를 관리한 KB증권과의 분쟁으로 경영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기존 투자자들은 불안해하는 눈치다.◇하나금투 판매 상품이 '원조'
2014년 투자자문사로 설립된 위너스자산운용은 2018년 2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인가를 받으며 헤지펀드 시장에 데뷔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알바트로스투자자문 대표를 거친 김희병 대표가 위너스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와 코스닥 상장사 알서포트가 각각 67%, 33% 지분을 가지고 있다.
위너스자산운용은 일임계약고를 늘리며 사세를 키웠다. 2019년말 기준 계약고는 2081억원이다. 지난해 KB증권이 판매사로 추가되기 전까지만 해도 위너스 일임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하나금융투자가 유일했다. KB증권에서 판매된 위너스 일임상품 규모가 31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하나금융투자가 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하나금융투자에서 판매된 위너스 일임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쓴다. 콜옵션과 풋옵션을 양매도하는 게 전략의 골자다. 국내 투자자문사들의 파생투자 상품이 대거 손실을 내며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위너스자산운용은 양매수 전략을 더해 안정적인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꾸준히 예적금 금리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하나금융투자 고액자산가들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2018년 1조원 넘게 팔리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도 위너스자산운용의 영향을 받은 상품이다. 하나은행 상품개발팀이 전략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하나금융투자에서 인기를 끈 위너스자산운용 상품을 참고했다. ETN 비히클을 써 계열사 시너지 상품으로 삼으려 하나금융투자에 개발을 먼저 제안했으나 개발 인력이 없었다. 이에 인력과 시스템을 갖춰져 있던 한국투자증권에 양매도 전략을 쓰는 ETN 개발을 문의, 양사 시너지 상품으로 삼은 것이다.
양매도 전략 수요를 확인한 위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 기초자산을 닛케이225 선물로 확대했다. 기존 양매도 상품과 같은 전략을 쓰되 닛케이225 선물을 기초로 하면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봤다. 내부적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은 끝에 상품을 출시해 위너스자산운용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KB증권이 이 상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펀드와 일임을 합쳐 500억원 규모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라인업을 확대하지 않고 기존 기초자산을 고수했다. 리스크 심사 결과 닛케이225를 기초로 하는 상품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225는 홍콩H지수(HSCEI) 다음으로 변동성이 큰 지수로 꼽힌다. 위너스자산운용은 양매수 전략을 병행하면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하나금융투자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리스크 차단이 가능했다.
◇위너스-KB 분쟁, 하나금투 투자자 영향은
상품으로 리스크가 전이되진 않았으나 하나금융투자 고객들은 위너스자산운용과 KB증권의 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너스자산운용은 지난 3일 KB증권의 반대매매 강행으로 56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고 공시했다. 투자자 뿐만 아니라 고유재산을 투자한 위너스자산운용도 손실을 입은 것이다. 아울러 결제불이행 금액 19억원이 공시됐다. 투자 원금을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하면서 추가로 결제할 금액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일임상품의 경우 개인투자자에게 원금 초과 손실에 따른 미수금을 청구하기로 했다. 펀드의 경우 계좌 운용과 관리에 책임이 있는 위너스자산운용에 미수금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은 위너스자산운용의 리스크관리상 과실이 있을 경우 대표이사 연대책임을 요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위너스자산운용은 지난해말 기준 이익잉여금 29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 규모는 25억원이다. KB증권과의 분쟁 결과에 따라 경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상품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한 덕에 직접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당사 투자자들에게 당장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그룹]'LA 오토쇼' 나선 기아, 강점에 날개 단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그룹]파리 건너뛰고 LA오토쇼 참가…현대차, 북미 공략 '올인'
- [아이오닉 9,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정의선 회장, 아이오닉 9에 고객 중심 철학 담아라 주문"
- 케어젠, 인도 CDMO사 공급 계약…글로벌 공략 속도
- [한미 오너가 분쟁]침묵 깬 임종윤, 모녀 겨냥한 '5대 개혁안' 제시
- 알바트로스인베, BVMT에 모태 창업초기펀드 첫 투자
- [VC 투자기업]키토크AI, 시리즈C 브릿지 돌입…내년 기평 도전
- '루키' 린벤처스 첫 블라인드펀드, 마수걸이 투자처는
- [VC 경영분석]스톤브릿지벤처, 3분기 누적 1500억 실탄 쐈다
- 성장금융 방산혁신펀드, 대중소 하우스 ‘격돌’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조병규 행장 '피의자 전환', 자추위 롱리스트 영향은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전직 영업통' 신용정보 대표 취임, 자경위 관행 변화 기류
- [2024 이사회 평가]동원F&B, '사외이사 충원·위원회 신설' 급선무
- [2024 이사회 평가]이노션, '대표이사 의장' 체제로 독립성 한계
- [2024 이사회 평가]사조대림, 오너 일가 '주진우·주지홍' 중심 이사회 구성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돌아가는 자경위 시계…정용기 전 부행장, 신용정보 대표로 복귀
- JB금융, '사외이사·CEO' 선임 규정 손질…지배구조 안정화
- 우리금융, 지주·은행 엇박자 배경엔 '전략·영업' 분리 기조
- 조병규 우리은행장, '기업금융 명가 재건' 1년반 공과는
- 임종룡 회장의 '방 안의 코끼리' 내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