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폭 커진 아시아나항공, 달라진 신용 전망 [Earning & Credit]지난해 순손실 8238억…운임채권 조기지급 가능성 대두
오찬미 기자공개 2020-03-11 15:08:4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0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잠정실적 기준 8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올 1분기에도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험이 증가해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신용평가업계도 아시아나항공의 자체적인 영업현금창출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대주주 변경이 예상되는 4월까지는 현재 등급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6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둔화가 이어지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적 영향이 신용등급 변동의 주요 요인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장기화 예의주시…하향 트리거 부각
그동안 크레딧 업계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유상증자에 따라 아사아나항공의 자본 확충이 단행되면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면서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지난해 말 연결 잠정실적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약 1조5700억원에 달한다. 부채는 약 12조6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400%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6조9700억원, 영업적자는 4537억원, 순손실은 8238억원이다. 2018년 매출 7184억원, 영업이익 282억원, 순손실 1959억원과 비교해 모든 실적 지표가 악화됐다. 특히 적자로 돌아서며 손실폭이 급격히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무보증사채의 등급을 내며 자체신용도와 동일한 BBB- 등급에 워치리스트 상향검토를 유지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항공수요가 급감해 영업환경이 어렵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 내 마무리될 경우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주요 평정 이유였다. 그러나 등급논리를 뒷받침하는 설명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심화 또는 장기화'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 우려가 자세히 서술됐다.
한신평 관계자는 "워치리스트 상향검토는 HDC의 인수가 확정됐을 때 등록한 것이고 이게 이어진 것"이라며 "업계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면밀히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모니터링 지표인 △별도기준 'EBITA/매출액'이 18% 미만일 경우 △별도기준 '순차입금/EBITDA' 7배 초과가 지속될 경우 등급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3분기 기준 EBITA/매출액은 13.4%, 순차입금/EBITDA은 7배로 이미 하향 트리거 기준을 이미 충족한 상태다. 한신평은 유상증자 효과 반영 후에도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항공기 리스 및 대수선, 금융비용 등 자금소요에 대응할 정도의 영업현금창출력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항공운임채 '조기지급' 가능성 첫 언급
아시아나항공이 자금조달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항공운임채권과 관련해서도 조기지급 가능성이 언급됐다. 2020년 2월 실적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3월부터 회수실적이 더욱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난다면 4월부터는 유동화별로 조기지급 트리거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항공운임채 ABS는 총 1조3270억원으로 잔존 발행금액은 6868억원이다. 월별 만기도래 금액은 100억~400억원으로 최장 만기는 2022년 11월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월부터 항공운임채권 회수 실적의 급격한 하락이 나타나, 항공운임채권 회수 실적이 전월 대비 40~50%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돼 저조한 수준의 항공운송 수요가 지속될 경우 항공운임채권의 회수실적 저하로 유동화증권(ABS)의 상환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추가신탁 또는 조기지급 트리거가 발동돼 아시아나항공(자산보유자)에 영업현금 유입 등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신평 관계자는 "상황이 좀 더 안좋아질 경우 조기지급까지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미리 알려드리기 위해 리포트를 냈다"며 "코로나19가 단기에 그칠수도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고, 자산보유자가 어떠한 액션을 취하지 않아 추가 신탁을 하지 못할 경우 조기지급까지도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아시아나가 어떻게 대응할 건지는 현재 시점에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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