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3월 10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회사채 시장 분위기도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통상 3월 결산과 주주총회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회사채 시장은 4월 초부터 다시 성수기를 맞는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금리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관망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채권영업을 담당하는 IB 역시 회사채 발행 시기를 늦출 것을 제안하는 분위기다.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딜을 진행할 경우 발행사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 0%대 진입…회사채 시장 혼란 불가피

회사채 시장 위축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모양새다. 3월은 회사채 시장에서 비수기로 꼽힌다. 대다수 발행사가 지난해 사업보고서 등 결산 자료를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는 절차에 집중하는 시기다. 발행을 미뤘던 이슈어는 4월초 다시 수요예측에 나서며 회사채 시장에 활기가 돈다.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 회사채 규모는 5조712억원이다. 이 가운데 다음달 중순 내 만기도래 공모채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다음달 중순에 다가오는 만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음달 초 수요예측을 진행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는 대략 공모채 발행 윤곽이 나와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 한산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채권금리 하락 폭이 커지면서 투자자의 관망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국고채 금리가 연일 하락세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9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22%를 나타냈다.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25bp이상 하락한 수치다.

발행사 입장에서 금리하락은 오히려 조달하는 데 긍정적이다. 문제는 투자수요다. 투심이 위축된 탓에 발행사도 조달행렬에 동참하기 꺼려하는 분위기다.

A 시장 관계자는 "기존에 발행사의 민평금리가 내려간 것과 다르게 현 상황은 유통시장에서 거래가 줄고 국고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민평금리가 하락한 것"이라며 "이를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B 시장 관계자 역시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지난달부터 수요예측 결과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며 "절대금리가 예상보다 더 내려가면서 투심이 얼어붙은 탓에 많은 기업들이 발행 시점을 미루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내달 9일 이후 수요예측 봇물 전망

만기대응을 준비 중인 이슈어가 수요예측에 나서는 시점은 기준금리 결정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다음달 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관련 업계에서는 금통위에서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1.00%로 0.25% 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C 시장 관계자는 "현재 기준금리 이하로 국고채 금리가 빠지면서 투자를 집행하는 기관 중에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고, 역캐리가 발생했을 때 부담이 따르는 곳도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되면 역전된 현상이 없어질 것이고 투심이 지금보다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행사의 주관업무를 담당하는 IB도 발행사에 시기를 조금 낮출 것을 제안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요와 금리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향후 대표주관 맨데이트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선 한 관계자는 "아직 발행사와 투자자의 눈높이가 맞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요예측 하는 데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부분은 현금으로 상환한 뒤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된 이후 수요예측을 진행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