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그룹이 7조원 규모의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곳을 다음달 안방보험으로부터 최종 인수한다. 그룹 내 계열사 자금과 현지 담보대출로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연기금, 공제회,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잠정 중단돼 향후 셀다운(인수후 재판매) 부담이 한층 가중된 상태다. 셀다운이 지연되면 신규투자도 어려워지는만큼 미래에셋그룹의 고심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과 체결한 미국 주요 도시 15개 호텔 인수 절차를 4월 마무리한다. 다음달 잔금납입을 끝으로 호텔 패키지는 뉴욕의 JW메리어트 에식스하우스, 시카고 인터컨티넨탈호텔, 샌프란시스코 리츠칼튼 하프문베이 리조트 등 5성급 호텔 15곳의 새 주인이 된다. 인수 규모는 58만달러(약 6조9000억원)다.
이번 호텔 인수 자금은 그룹 계열사가 분할해 책임지는 구조다. 미래에셋대우가 에쿼티 1조8000억원을 책임지고, 미래에셋생명보험(5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1900억원) 등이 이번 투자에 참여한다. 나머지 금액은 담보대출을 통한 현지조달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셀다운 물량은 5000억원 남짓으로 책정됐다. 미래에셋대우의 연결대상 자회사로 분류되지 않도록 한 최소 규모다. 지분율이 50%를 넘으면 연결 자회사로 편입된다. 당초 업계 추정치인 최소 1조원 보다 낮아진 규모다. 최근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해외대체투자에 대한 신중론이 커진 점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했다는 관측이다.
다만 최근들어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주요 공제회, 금융사, 보험사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 출장이 힘들어지면서 신규 투자 건이 속속 지연되고 있다. 투자 심의 과정의 핵심 요소인 현지실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측이 인수한 호텔은 미국 곳곳에 퍼져있다. 호텔이 15곳에 이른만큼 실사 시간도 많이 투여된다. 실사 이후 통상 한달 정도의 투자 심의 과정이 필요한만큼 물리적으로 하반기에나 셀다운이 가능하다. 더욱이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은 이번주부터 본격화되면서 그 확산이 어느 수준까지 이를지 예측 불가능하다.
셀다운 지연을 피하기 어렵게 되면서 미래에셋대우의 고민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현재 1조원 규모의 프랑스 파리 마중가타워 등 미매각 물량이 남아 있는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4899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 현재 부동산 사업부문의 북(Book·자금운용한도)을 크게 줄이며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 IB업계 관계자는 "마중가타워 등 미매각 물량을 빨리 처분하거나 신규 자본 확충을 하지 않으면 자본 부담으로 하반기부터 실적 저하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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