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4500억 날린 CTK코스메틱스, 반등 가능할까 [IPO 후 주가점검]실적 악화로 상장 초 대비 '4분의 1' 토막…美 사업 경쟁력 강화해 기업가치 제고
강철 기자공개 2020-03-12 14:30:5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기획·개발사인 CTK코스메틱이 코스닥에 입성한지 2년이 지났다. 화장품주의 전성기를 이끌 것이라는 시장이 기대와 달리 주가는 상장 초기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침체 일로에 있는 실적이 주가를 떨어뜨리는 근본 요인으로 작용했다.CTK코스메틱스는 올해 주력 사업의 역량 강화에 힘쓰며 주가 부양을 위해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브랜드 컨설팅, 화장품 배송 등 지난 2~3년간 인큐베이팅을 한 사업들의 안착 여부는 향후 주가 움직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변수다.
◇ 상장 초 대비 4분의 1로 하락…실적 악화로 투심 위축
CTK코스메틱스는 2017년 12월 7일 증시에 입성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016년 1000억원이 넘는 매출액과 2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한 CKT코스메틱스에 패스트트랙(상장 간소화 절차)을 적용하며 원활한 기업공개(IPO) 절차를 도왔다.
공모주를 가져가기 위한 기관과 일반 투자자의 경쟁은 뜨거웠다. 청약 증거금만 1조6000억원이 몰렸다. 그 결과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인 5만5000원으로 정해졌다. 최종 모집액 1100억원은 2017년 상장한 화장품 기업들 중 가장 규모가 컸다.
그러나 상장 후 주가는 시장의 기대와 반대로 움직였다. 화려한 입성이 무색해질 정도로 끝이 보이지 않는 하락을 지난 2년간 거듭했다. 그 결과 2018년 초까지 4000억원 선을 유지하던 시가총액은 2년 3개월만에 4분의 1 수준인 1100억원으로 급감했다. 공모가 기준으로 4500억원이 날아갔다.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유발된 수익성 악화가 주가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CTK코스메틱스는 IPO로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2018년부터 미국 인프라 투자를 본격 늘렸다. 지난 2년간 현지 물류법인(CTK USA) 설립, 브랜드 컨설팅 기업(Inn Beauty Lab) 지분 취득 등을 단행했다.
하지만 2018년 상반기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에 공급하던 몇몇 제품에서 발생한 식품의약국(FDA) 인증 문제는 판매량 전반을 크게 떨어뜨렸다. 여기에 현지법인의 초기 운영비용 증가, 달러 약세로 인한 환차손 등은 경영을 한층 어렵게 만들었다.
그 결과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50억원 안팎을 유지하던 영업이익은 2018년 52억원, 2019년 43억원으로 급감했다. 20%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은 4% 밑으로 떨어졌다. 패스트트랙의 자양분이 됐던 순이익은 2016년 233억원에서 지난해 65억원으로 줄었다.
화장품 업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그나마 남아있던 주가 반등의 모멘텀마저 없애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클리오, 토니모리, 잇츠한불, 아우딘퓨쳐스, SD생명공학 등 화장품 상장사의 주가는 CTK코스메틱스 못지 않은 침체에 빠져 있다.
CTK코스메틱스 관계자는 "상장 후 직면한 글로벌 불황과 이로 인한 부진한 실적이 주가 하락의 근본 원인"이라며 "시장에 가시적인 성장성을 보여주는 것이 주가 반등을 위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미국 사업 확장으로 기업가치 제고…자기주식 매입도 지속
CTK코스메틱스는 올해 주력 사업인 화장품 풀서비스(Full Service)의 비용 절감에 주력할 계획이다. 풀서비스는 화장품의 기획부터 개발, 생산, 품질관리, 선적까지의 전과정을 고객사에 턴키(Turn-key) 방식으로 제공하는 혁신적인 사업 형태다. 다만 각 밸류 체인에서 적잖은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핵심 거점인 미국에서의 마케팅 역량도 강화한다. 브랜드 컨설팅(Brand Lab), 화장품 배송(Fulfillment Service) 등 신규 사업들의 안정화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정인용 CTK코스메틱스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 상주하며 판매망 확장과 신사업의 안착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인위적인 주가 부양 노력도 계속 병행한다. CTK코스메틱스는 오는 12일 대신증권과 자기주식 취득 신탁에 관한 계약을 맺는다. 대신증권은 앞으로 6개월동안 총 50억원을 투자해 자기주식 4.6%(46만8811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CK코스메틱스 관계자는 "지난 2~3년동안 신성장동력으로 키운 사업들을 올해 본격 가동하는 등 투자금 회수에 박차를 가하려고 한다"며 "신사업들이 얼마나 실적을 내느냐가 앞으로의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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