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위기에도 굳건한 AA0…차입 감축 관건 [Earnings & Credit]작년 영업익 급감…안동일 사장 "혁신으로 손익 개선"
강철 기자공개 2020-03-13 14:07:4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2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의 2019년 영업이익이 지난 20년 사이 최소 수준인 3300억원으로 감소했다. 판재류·봉형강의 마진 감소, 중국 자회사의 차량용 강판 판매 부진 심화, 자구 노력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이 유례없는 수익성 저하를 유발했다.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와 유동성 대응 능력은 우수한 편이다. 이를 감안할 때 영업이익 감소가 10년동안 유지하고 있는 AA0 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1조원 가까이 늘어난 차입금을 줄일 필요는 있어 보인다.
◇마진 감소로 역대 최소 영업익…현대·기아차向 판매 줄어
현대제철은 2019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20조5126억원, 영업이익 331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매출액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3분의 1로 감소했다. 그 결과 2018년 4.9%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6%로 떨어졌다.
3313억원의 영업이익은 현대제철이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2001년 이래 가장 작은 금액에 속한다. 일관 제철소 체제를 구축한 2010년 이후로는 최소치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연속으로 이어온 '영업이익 1조원' 기록도 지난해 종료됐다.
원재료 가격의 급등으로 판재류와 봉형강의 마진이 크게 감소한 것이 영업손익 저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9년 1월 톤당 50달러 수준이던 철광석의 가격은 7월 120달러로 2배 넘게 올랐다. 석탄과 스크랩도 1년 내내 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의 발주가 감소한 탓에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제품의 마진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 원가율은 2018년 90%에서 지난해 93.2%로 상승했다.
중국에 운영하는 자회사들이 현대·기아차와 동반으로 판매 부진을 겪은 것도 연결 손익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베이징 스틸가공센터(Hyundai Steel Beijing Process)와 톈진법인(Hyundai Steel Tianjin)에서만 지난해 6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났다.
인력 구조조정, 불용자산 폐기, 탄소 배출권 충당금 설정 등에서 발생한 500억원의 일회성 비용도 손익을 감소시켰다. 시세가 급등하고 있는 탄소 배출권의 경우 추가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잠재 리스크다. 2019년 초 톤당 2만3000원이던 탄소 배출권의 가격은 최근 4만원까지 올랐다.
◇'AA0' 유지 위해 차입금 줄여야…안동일 대표 "원가절감으로 경영 혁신"
현대제철은 수익성 저하로 인한 영업현금흐름 경색을 차입으로 개선했다. 이 과정에서 2018년 말 기준 11조2860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작년 말 12조1680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33.9%에서 35.4%로 상승했다.
차입금이 1조원가량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100% 이하의 부채비율을 유지하는 등 재무구조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매년 1조~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1조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축적한 것이 차입금 증가를 상쇄했다.
작년 말 기준 9500억원의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할 정도로 유동성 대응 능력도 우수하다. 현대모비스 지분 5.8%, 현대오일뱅크 지분 2.2%, 서울 성수동 레미콘 공장 부지 등 언제든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도 보유 중이다.
이를 감안할 때 작년의 영업이익 감소가 크레딧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2010년 3월 AA0를 받은 현대제철은 이후 10년간 같은 유효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128회차 공모채를 발행하며 받은 본 평가에서도 'AA0 안정적'을 받았다.
다만 등급을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불어나고 있는 차입금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제철의 '순차입금/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5배를 상회할 시 등급 하향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작년 말 기준 순차입금/EBITDA는 5.5배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 안동일 대표가 부임한 후 모든 경영 활동의 방점을 효율성 극대화에 맞췄고 이를 토대로 강도 높은 혁신과 변화를 추진했다"며 "올해도 극한의 원가절감 노력을 이어가며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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