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확산되자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13일의 금요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바이오 기업들은 항공, 정유 등 다른 산업군 대비 펀더멘털 타격은 덜했지만 폭락장의 여파는 피해갈 수 없었다.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자 일부 종목토론방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안 하나요"라는 쌩뚱맞은 질문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해당 기업의 연구개발 과제와 코로나19 치료제의 접점이 전혀 없는데도 그랬다. 주가 낙폭을 보면서 답답했을 투자자 심정에 공감이 가면서도 마냥 웃어 넘기기엔 찝찝한 농담이었다.
그 질문에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면 주가가 오른다'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바이오 업체가 코로나19와 관련된 보도자료만 배포하면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하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보도자료의 제목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 물질 발견 △항바이러스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효과 확인 △코로나바이러스-19 폐렴의 근원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시키는 신약 개발 성공 등이다. 투자자를 설득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현재까지 개발된 코로나19의 치료제는 없다. 중앙임상TF의 권고에 따라 기존의 항바이러스제를 활용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정도다. 중국에서 가장 대규모로 진행되는 임상의 종료 예상 시점이 1년 후인 2021년 2월 28일이다.
국내 업체가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나선다면 임상 종료와 품목허가,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코로나19의 치료제 연구가 활발해지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현 시점에서 '성공' 등 확정적 표현을 쓰기엔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 이후 '바이오 거품' 논란이 재점화 될까 걱정이 앞선다.
감염병 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은 정부의 지원 없이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유행이 지나고 나면 연구의 동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상업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이 연구 비용을 감수하기도 어렵다. 바이오 업체들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붐'이 끝난 이후를 생각하며 이번 사태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한다. 코로나19가 주가 부양 수단으로 남용되기엔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너무도 무겁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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