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앵커 전략 새마을금고, 알짜 딜서 존재감 수익·안전성 부각 매그나칩반도체 인수, 최대 출자 지위 확보
조세훈 기자공개 2020-03-19 07:56:4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G새마을금고가 대체투자 분야에서 '앵커(메인 출자자)' 전략으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굵직한 인수합병(M&A) 딜들에 이어 최근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문 인수에서도 선순위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내 프로젝트펀드의 앵커 지위를 다수 맡으면서 수익성과 안전성이 높은 딜들이 새마을금고로 몰리고 있다는 평가다.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지난 16일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에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펀드는 사모투자펀드 운용사(PEF)인 크레디언파트너스(크레디언)와 알케미스트파트너스코리아가 공동 GP로 참여하는 펀드다. 출자규모는 20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이 펀드에 출자자로 나서 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총 4000억원 규모의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 건은 수익성과 안정성이 보장된 딜로 평가된다. 이번 딜에서 새마을금고는 펀드 전체 지분의 '50%+1주'의 선순위 지위를 확보했다. 투자 대상 자산의 가치 하락이 발생하더라도 후순위 출자자인 SK하이닉스가 하방 위험을 받쳐주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손실 위험이 적다.
선순위 투자자에 대한 수익 보장도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와 공동 투자할 때 원금 및 수익을 보장해주는 구조로 딜을 짜왔다. 2년 전 SK텔레콤은 보안업체 ADT캡스를 2조9700억원에 인수할 당시 PEF와 공동 인수 방식을 택했다. 경영권 지분(55%)만 가져간 SK텔레콤은 ADT캡스 나머지 잔여지분은 맥쿼리, 케이스톤, 대신PE를 초청해 인수했다. 2021년까지 ADT캡스의 기업공개(IPO)에 실패할 경우 6%의 수익률을 FI에 보장하고 지분을 사주기로 했다.
같은해 이뤄진 11번가 투자도 비슷하다. 사모펀드운용사 H&Q는 SK텔레콤의 오픈마켓 서비스 11번가 투자 프로젝트 펀드를 5000억원 규모로 모집했다. ADT캡스와 마찬가지로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에 실패할 경우 SK텔레콤이 일정 수익률을 얹어 지분을 사주는 방식의 콜옵션 계약이 맺어져있다.
이번 딜도 이와 비슷한 구조로 설계됐을 개연성이 높다. SK하이닉스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대신, 일정 수익률을 보장받는 구조가 짜여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의 실적이 좋다면 더 높은 금액을 받고 SK하이닉스에 매각할 수 있어 기대 수익률이상의 업사이드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딜은 새마을금고가 앵커 투자를 지속해온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2년 전 H&Q가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할 당시 앵커 투자는 국민연금이 맡았다. 국민연금이 4000억원, 새마을금고가 5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투자 건에서 국내 연기금·공제회를 제치고 앵커 자리를 획득했다.
지난 2년간 국내 굵직한 프로젝트펀드 투자의 앵커 출자를 맡으면서 시장 내 영향력과 위상이 높아진 결과다. 지난해 글랜우드PE가 인수한 한국유리공업 M&A 건이 대표적이다. 글랜우드PE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프랑스 회사 생고뱅에 팔린 국내 1호 유리회사 한국유리공업을 지난해 3100억원에 인수했다. 새마을금고는 글랜우드PE가 블라인드펀드와 별개로 조성한 프로젝트펀드(LP 코인베 펀드)의 앵커를 맡으며 존재감을 알렸다. 이밖에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세컨더리 투자로 인수한 전진중공업 (2563억), 윌비에스엔티(700억원), 제이앤PE의 현대힘스(975억원),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의 코오롱화이버(610억) 인수 등에서도 앵커 출자를 맡았다.
이같은 전략적 행보로 국내 PE들의 프로젝트펀드 투자건이 새마을금고에 몰리면서 우량 자산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프로젝트펀드 평균 내부수익률(IRR)이 10%를 넘어선 새마을금고는 앞으로도 보다 안정적 투자처 발굴로 더 높은 수익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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