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큐온캐피탈, 조달금리 급상승…영업경쟁력 저하 우려 A급 신용도에도 3%대 책정…연내 만기도래채 3330억, CP 3900억
오찬미 기자공개 2020-03-27 09:14:3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큐온캐피탈이 금리 조건을 3% 초반까지 높여 발행에 나섰다. 신용등급 A0에 아웃룩 안정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인수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애큐온캐피탈은 올해 여전채 3330억원과 기업어음(CP)은 3900억원 규모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당분간 금리를 높여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고금리 발행이 지속될 경우 영업경쟁력의 저하가 불가피하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은 이달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리를 3%대로 높여 발행을 추진했다.
◇만기 도래 줄줄이…여전채 3330억·CP 3900억 규모
이달 여전채 만기는 도래하지 않지만 200억원의 기업어음(CP)이 만기를 맞았다. 다음달에도 500억원 규모의 CP 만기가 도래한다. 연내 만기 CP 규모는 3900억원에 이른다. 단기차입의존도는 2018년 22.7%에서 2019년 3분기 23.1%로 증가했다.
회사채의 경우 오는 6월 630억원 규모의 만기가 오고 연말까지 총 3330억원이 만기를 맞는다. 지난달 기준 미상환 사채의 규모는 1조9380억원에 달한다.
애큐온캐피탈은 영업자금 마련을 위해 차환 목적의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차입부채 2조4200억원, 기타부채 1646억원, 자기자본 5956억원 등을 통해 총 3조170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2월에도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총 9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2월 발행한 여전채 만기는 3년으로, 금리가 2.24%에 달했다. 하지만 이달 발행 금리가 3%대로 훌쩍 뛰며 한달새 자금조달 상황이 불리해졌다. 캐피탈산업의 경우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이나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리 협상력이 절대적이다. 금리가 낮을수록 수익성이 높아지는 만큼 조달 환경이 실적과 그대로 연동된다.
애큐온캐피탈은 오는 6월에도 차환을 위해 조달이 불가피한 상태이지만 냉랭한 시장 상황이 계속되면 고금리 발행을 지속해야 한다. 애큐온캐피탈은 오는 6~7월 경 자금 조달을 위한 대출도 일부 진행할 예정이다.
◇영업경쟁력 악화 불가피…연체율 관리 관건
애큐온캐피탈은 대출, 리스 등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조달한 총 3조1702억원의 절반 이상(1조8686억원)을 대출에 사용했다. 또 리스 3209억원, 할부 1964억원, 신기술금융 200억원, 기타자산에 7644억원을 운용했다.
같은 기간 부문별 영업수익은 대출 부문 1130억원, 리스 부문 174억원, 할부 부문 86억원, 신기술금융 부문 16억원, 기타 부문 591억원이 발생했다. 대출에 운용한 자금이 높은만큼 수익도 가장 높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기업대출의 경우 건설 및 부동산경기가 활력을 잃은 이후 업계 전반의 수익기반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차상위 신용도의 기업과 개인사업자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어서 경기침체에 취약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2018년 이후 개인신용대출 부문의 건전성 저하로 대손비용 부담이 빠르게 증가해 수익성에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2.9%로 2018년 말 2.7% 대비 증가했다. 기업대출 부문의 연체율이 안정화된 덕분이지만 개인신용대출부문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같은 기간 6.8%에서 7.8%로 증가하며 부담요인으로 부각됐다. 개인신용대출부문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9.3%에서 11.8%로 늘었다.
자금 조달 금리가 2%대에서 3%대로 뛰면서 애큐온캐피탈의 수익률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캐피탈 산업의 경우 이자율이 올라가면 영업경쟁력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며 "3%대 금리는 지금과 같은 시장 여건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큐온캐피탈은 2019년 6월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기존 주주였던 J.C. Flowers가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에 JCF Ⅲ K Holdings LLC 및 JCF Ⅲ D Holdings LLC 보유지분 97%를 매각하면서 최대주주가 J.C. Flowers에서 베어링PEA로 변경됐다.
베어링PEA는 글로벌 PEF로 홍콩계 사모펀드로 국내에서는 한라시멘트, 로젠택배 등을 인수했다. 교보생명에도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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