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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교체 무난한 마무리… 차분해진 KT 주총 현장 구현모 사장, "취임도 전에 그만두라는 이야기 듣지만 그룹 성장 이룰 것"

성상우 기자공개 2020-03-30 14:13:3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보다 한층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 KT가 CEO 승계 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년간 주주총회 현장에서 매번 벌어졌던 노동단체들과 경호원간 몸싸움은 없었다. 난무하는 고성으로 진행 순서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던 그동안의 혼란스러웠던 주총장 분위기는 많이 개선된 모습이었다. 구현모 신임 CEO는 "그룹의 집중 성장을 이루겠다"고 공언했고, 떠나는 황창규 전 회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선임됐다"며 구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30일 오전, KT 제 38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 앞은 예년 이맘때보다 한층 차분한 분위기였다. 정문 앞에 수십명의 경호 인력이 배치돼 긴장감을 조성했으나 별다른 소요사태는 없었다.
KT 주총장 현장
주총 개최를 1시간여 앞둔 8시 전후부터 'KT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의 이름을 단 단체들이 정문 앞 오른쪽 한편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확성기를 틀고 3페이지 분량의 성명서를 읽어나갔다. 그러나 경호 인력과 단체 인원들 사이의 마찰은 없었다. 단체 인원도 지난해보다 70~80% 줄어든 모습이었다. 주총 참석자들 사이에서 "작년보다 훨씬 차분해졌다"는 말이 나왔다.

작년과 재작년 KT 주총은 행사 시작 전 입구에서부터 아수라장이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오전 7시께부터 KT전국민주동지회·KT노동인권센터·KT업무지원단철폐투쟁위원회·KT황창규체포단·우리미래당 등 다수의 노동 관련 단체들이 잇따라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머리에 빨간색 머리띠를 하고 고성을 질렀다. 주총장 내부로 들어가는 출입문에선 수십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주총장 진입이 한동안 지체되기도 했다. 단체 인원과 경호 인력 사이에 크고 작은 몸싸움이 벌어졌다.

올해는 달랐다. 9시에 시작된 주총은 예정된 식순에 따라 변수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1~2명 정도 참석자가 중간에 고성을 질렀지만 행사를 진행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었다.

대표이사 선임 안건 순서에선 신임 CEO 자리에 앉는 구 대표에 대한 반대의견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구 대표는 황 회장과 2014년부터 KT 핵심 경영 요직을 두루 거쳤는데, 그 시기는 KT 불법행위가 공공연히 자행되던 시기와 맞아떨어진다"면서 "구 대표는 황 회장과 마찬가지로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협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된 상태다. 범죄 혐의 있는 자는 대표이사가 될 수 없도록 정관 변경을 해야한다"고 발언했다.

구 대표는 농담을 곁들여 의연하게 넘겼다. "취임 하기도 전부터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듣는 대표이사는 제가 처음인거 같다"며 웃으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구 대표는 "CEO 내정 후 지난 3개월간 자본시장 참가자 등 회사 내외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났다"면서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지만 KT에 기회요인이 많다. 주주들 기대를 아는 만큼 디지털 혁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주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KT 주총에 참석한 구현모 신임 대표
40여분 진행된 주총은 속전속결로 끝났다. 행사 후 참석자들 퇴장 과정도 차분하고 질서있게 이뤄졌다.

이날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대표이사 선임의 건 △이사 선임의 건 등 8개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됐다. 구현모 신임 대표이사가 공식 임기를 시작했고, 박윤영·박종욱·강충구·박찬희·여은정·표현명 등 6명의 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로써 이사회 멤버 11명 중 7명이 새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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