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디벨로퍼, 호텔 '줍줍' 나서나 구조조정 본격화 전망 속 인수 타진, 용도 변경해 개발 '노림수'
이명관 기자공개 2020-04-01 10:28:3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들이 매물로 나온 호텔의 잠재 유력 후보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호텔의 지리적인 이점을 살려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상 호텔이 도심 지역에 자리하고 있는데, 용도를 변경해 오피스나 주거시설로 탈바꿈할 경우 개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몇몇 디벨로퍼는 매물로 나온 호텔의 사업성 분석에 나선 상태다.현재 호텔업계는 '급'이 다른 전염성을 지닌 코로나19 탓에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로 내국인 유치도 어려워진 탓이다. 3성급 중소형 호텔부터 5성급 특급호텔까지 모두 영향권에 놓였다. 이에 몇몇 호텔이 매물로 나왔다. 현재 매각을 타진 중인 잠재 매물도 상당한 상태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일부 부동산 디벨로퍼가 매물로 나온 호텔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형 디벨로퍼 관계자는 "이렇게 외부 충격이 왔을 때 호텔업계가 먼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때 매물로 나올 호텔을 어떻게 개발해 가치를 끌어올릴지 스터디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기반해 현재 나온 매물을 비롯해 잠재 매물도 모두 인수리스트에 올려둔 상태"라고 덧붙였다.
디벨로퍼는 호텔의 지리적 특성에 주목하고 있다. 도심 각 지역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주거형 오피스텔뿐만 아니라, 상업용 오피스로의 개발 등이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달 초 부동산 디벨로퍼인 MDM은 개발을 전제로 부산 소재 그랜드호텔을 2400억원에 매입했다.
코로나19 탓에 호텔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디벨로퍼가 수혜를 입는 모양새다. 현재 시장에는 국내 3성급부터 5성급까지 가리지 않고 매물로 나왔다. 3성급으로는 홍대와 청담동 등 서울시 도심에 자리한 500억원 안팎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이, 5성급으로는 '쉐라톤 팔래스 강남'이 자문사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객실 매출 비중이 높은 3성급 호텔의 경영난은 예상 가능했던 시나리오다. 다만 매출이 다변화된 5성급 호텔의 부진은 예상 밖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전염병이 유행했을 때는 객실 매출 비중이 높은 3성급 비즈니스호텔의 피해가 컸다"며 "이번엔 객실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4성급, 5성급 호텔로까지 전염병의 여파가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력한 전염성 때문에 모든 호텔이 영향권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4성급, 5성급 호텔의 객실 매출은 절반 정도다. 나머지는 식음료와 연회 등이 차지한다. 과거에는 떨어진 객실매출을 식음료와 연회 등을 통해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동안 유행했던 전염병과는 차원이 다른 코로나19 탓에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로 단체활동 마저 하기 힘들어졌다. 4성급, 5성급 호텔 역시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언제 업황이 회복될지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는 추가로 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영업을 중단하거나 매각을 타진 중인 곳들이 상당수 있다"며 "수년 전부터 전염병으로 호텔업의 변동성이 확대됐는데, 이에 염증을 느끼고 업을 접으려는 호텔업자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수도권 호텔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1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호텔업은 포화상태다. 호텔 수가 급증한 것은 2012년 이후부터다. 당시 정부는 '관광 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을 시행했다. 4년 동안 인허가를 신청하는 호텔들의 용적률과 주차장 규제를 완화해줬다.
이 같은 특수를 등에 업고 호텔 수가 눈에 띄게 불어났다. 특별법 시행 이전 711개에 불과하던 전국 호텔 수는 2018년말 기준 1883개까지 늘었다. 반면 호텔 이용객 수는 예상만큼 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대외변수 탓이다. 전염병은 물론 정치적인 문제로 호텔 수요는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변동성 확대를 거들었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중은 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상승한 인건비 부담도 경영상황을 악화시켰다. 업종 특성상 인건비 비중이 높은데 2018년 최저임금이 17% 상승하면서 비용부담을 가중시켰다. 안그래도 힘든 경영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한층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