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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감사 부결된 이스트소프트, '3%룰'에 발목 정족수 미달로 실패…임시주총 열어도 성사여부 불확실

원충희 기자공개 2020-03-31 08:10:0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트소프트가 주주총회를 통해 박우진 전 이사를 상근감사로 선임하려다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향후 임시주총을 열어 재시도할 계획이지만 현행 '3%룰' 체제에선 성사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 24일 정기주총을 열고 7개의 안건을 상정, 6건을 통과시켰으나 상근감사 선임 건은 부결 처리됐다. 김장중 창업자와 함께 회사의 공동설립자였던 박우진 전 이사를 상근감사로 선임하려 했지만 정족수 미달이 문제가 됐다.

이사선임 안건은 일반결의(보통결의) 사안이라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출석주식 수 절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최소 발행주식의 25%에 해당하는 주주가 참석해야 하는데 2017년 섀도보팅이 폐지되면서 결의요건 충족이 엄격해졌다. 섀도보팅은 의사표시 없는 의결권에 대해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총 참석주식 수 찬반 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상근감사제 도입내용을 추가한 정관변경 안건은 통과됐다는 점이다. 이스트소프트는 기업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정관에 상근감사 선임근거와 임기, 직무, 보수와 퇴직금 등 각종 규정들을 반영한 안건을 주총에 같이 올렸다.

정관변경은 특별결의 사안으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최소 발행주식의 34% 이상이 참석해야 하는 등 일반결의보다 필요한 정족수가 더 많다. 25% 이상이 필요한 감사선임은 부결된 반면 34% 이상이 필요한 정관변경 안건은 통과됐다.

핵심은 '3%룰'이다. 기업의 재무감사와 부정실태 견제업무를 수행하는 상근감사 선임의 경우 독립성 보장을 위해 대주주 의결권이 발행주식 총수의 최대 3%로 제한된다. 현재 이스트소프트 대주주인 김장중 창업주의 지분은 24.95%, 특수관계자 포함시 30.05% 수준이다. 즉 대주주를 제외하고 22% 이상의 주주가 주총의결에 참석해야 가부를 결정할 수 있는데 이번 주총에선 그 정족수가 미달한 것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해 말 총자산이 1343억원을 기록, 1000억원을 돌파해 상법에 따라 회사에 상근하면서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임원(상근감사)을 1명 이상 두거나 (특별)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할 의무가 주어졌다. 법적으로 감사선임이 필요한 만큼 추후 임시주총을 열어 재시도할 방침이다.

다만 임시주총을 연다 해도 정족수를 채울 수 있을지는 의문시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소액주주들의 참석이 줄어든 상황에서 3%룰이 계속되는 한 가결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당사뿐만 아니라 많은 상장기업들이 3%룰에 발목잡혀 있어 법이 바뀌지 않는 한 가결시키기가 어렵다"며 "3%룰 자체가 70년대 만들어진 만큼 현실과 괴리감이 큰 데다 개정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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