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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한영 컨설팅, 신한생명·오렌지 IT통합 '부정적' 과도한 자금 필요, 클라우드 구축 먼저 의견도…양사 힘겨루기 계속될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20-04-02 14:40:5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1: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회계 전산시스템(IT) 통합 컨설팅을 맡았던 EY한영이 '부정적' 견해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과도한 비용을 소모하면서까지 통합을 서둘러 단행할 필요성이 많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 어느 쪽을 중심으로 전산을 통합하느냐를 두고 지속됐던 양사의 힘겨루기가 내년 7월1일로 결정된 법인 합병 직전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EY한영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회계 IT 통합 컨설팅 절차를 최근 마무리했다. 지난해 말 컨설팅 사업자로 선정돼 수개월 동안 진행해온 과정이다. 지난해 한 가족이 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IT 시스템을 자사 중심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마찰해왔다. EY한영의 컨설팅 결과는 이를 결정할 방향자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정작 EY한영은 조기 전산통합은 부정적이란 결론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전산시스템을 신규로 도입해야 할 필요성도 낮은 상태인데 막대한 자금을 지불해야 하는 작업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EY한영이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프라 클라우드 혁신 시스템 기반을 먼저 만들고 나중에 자연스럽게 디지털 통합 전환을 하는 게 낫다는 안건도 나왔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는 물리적인 장비 없이 인터넷을 활용해 전산 정보를 외부 서버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철저하게 내·외부 망분리를 기반으로 갖춰야 하는 전산시스템과는 다른 개념이다. 기존에는 규제가 강해 엄두를 못냈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이를 풀어주면서 금융사들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고객정보 등 데이터는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없다. 당국 제약도 그렇지만 내부 전산망보다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망구조인 탓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역시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구상이 불가피하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춰두게 되면 향후 필요한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전산시스템 구축 대비 50%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반면 클라우드 시스템은 보안에 취약한데다 내부 장비를 통해 구축한 서버보다 '느리다'는 한계를 아직 안고 있다. 내부 전산과 외부 클라우드를 적절히 활용할 때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평이다.

클라우드 구축은 양사 전산시스템 통합 전후로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선제적으로 이를 활용하면 내부 전산시스템 통합 부담도 일부 덜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내부에서 합쳐야 할 전산시스템 용량을 그만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뒤에 IT 전산 통합을 고민해도 늦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 배경이다. 다만 클라우드로 어느 정도 수준의 데이터까지 구축할 것인지는 IT 전산을 통합한 뒤에야 결정할 수 있는 문제란 반대 지적도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IT 통합을 두고 이처럼 골머리를 앓고 있는 건 양사가 사용 중인 시스템이 전혀 다른 '제품'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생명은 2008년 LG CNS, 오렌지라이프는 2012년 삼성SDS를 사업자로 선정해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양사 기반이 전혀 달라 단순 통합이 불가능하다. 이 과정에 2022년 도입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맞춘 회계 전산시스템 재구축도 해야 한다.

이를 두고 양측은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다. 오렌지라이프는 2019년 신한금융그룹에 인수된 회사임에도 "외국계(전 ICG생명)로 사업 업력이 길고, 시스템도 더 선진화돼 있다"는 입장이다. 신한생명 측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그룹사가 통일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오렌지라이프가 따라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EY한영도 이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면서 양사의 IT 전산시스템 통합이 법인 합병 후까지 밀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일을 2021년 7월 1일로 최근 확정했다. 양사 통합시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3위 보험사로 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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