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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CD 중단…고민에도, 유예에도 '1년' 2019년 1분기 적자전환부터 고민…연말 셧다운으로 1년간 협력사 유예

윤필호 기자공개 2020-04-02 08:14:1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 사망 선고를 내렸다. 국내와 중국에 남은 LCD 생산라인을 올해 안에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소형 LCD 생산라인은 2013년 4세대(L4), 2015년 5세대(L5)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대형 라인만 가동한 지 5년만이다. 수익 악화가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철수 방침을 확실하게 못 박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점진적으로 LCD 사업을 줄일 것이란 전망은 예전부터 나왔다. 중국산 저가 패널 탓에 더 이상 경쟁력을 회복하기 힘들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다. 언제 셧다운을 결심하느냐의 '시기'의 문제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년여의 고민 끝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작년 1분기 12분기만에 적자를 기록한 뒤 LCD 사업은 더이상 힘들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말 QD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그 신호탄이었다.

다만 연말 셧다운 예정을 연초에 발표한 것은 협력사와 고객사에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한 배려다. 워낙 대규모 장치 산업이다 보니 순차적으로 사업을 줄이고 대체제를 만들 시간도 필요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1일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대형사업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국내외 LCD(액정표시장치) 생산라인을 올해 말까지 철수한다고 공식화했다.

중국 경쟁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LCD 사업 적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커진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업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CD 사업에서 발생한 영업적자는 1조원 이상 규모로 알려졌다. 전체 실적에도 악재로 작용하면서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 39.7% 감소한 31조500억원, 1조5800억원에 그쳤다.

내부에서도 LCD 사업은 회생 불능이라는 판단이 나오고 있었다. 이미 작년 하반기 들어서 충남 탕정 L8 라인에서 중단을 시작했다. 그동안 8K나 초고화질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리며 연명했지만 완전히 포기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사업장을 세번이나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진에게 "LCD는 이제 암환자 수준"이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시그널은 작년 1분기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5600억원의 영업손실로 12분기만의 적자를 기록했다. LCD 패널 가격 하락에 따라 전체 실적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LCD의 회복에 더이상 기대하기 힘든 시점이었다.

시장 점유율도 떨어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패널 점유율은 2017년 14.8%, 2018년 12.3%로 10%대를 넘겼지만 지난해 9%로 내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은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대형 패널 점유율은 LCD 패널의 점유율 하락으로 볼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부터 시장점유율 작성 기준을 대형 패널에서 중소형 스마트폰 패널로 변경했다. 지난 3년간 스마트폰 패널 점유율은 43.8%, 47.6%, 지난해 43.6%로 꾸준히 40%대를 넘겨왔다.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은 대부분 OLED 패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5년전인 2015년 천안 L5를 마지막으로 중소형 LCD 생산라인 가동을 모두 중단한 바 있다.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 투자를 확대해 삼성전자와 애플 용 스마트폰 액정 패널을 생산했다.

대형 LCD 생산라인은 수요가 남아있다고 판단, 지금까지 유지했지만 이번에 중단을 결심했다.

올해 말 중단 예정인 사업에 대해 연초에 셧다운 발표를 한 것은 내부 임직원과 고객사, 협력사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OLED 관련 설비와 부품 등을 맡고 있는 협력사들도 향후 라인 전환 일정과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모회사의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QD디스플레이 양산 체제 구축을 위해 LCD 생산라인을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베트남 박닌성 공장 OLED 모듈 공장 개조 작업에 엔지니어를 제때 투입하지 못해 피해를 입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적자 폭이 작년 동기 기록한 영업손실 5600억원보다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당초 1분기가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실적 부진 전망은 우려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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