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세대교체' 싸이버로지텍, IPO 의지 변함없다 '영업통' 현재승 대표 신규선임…대형수주 미뤄지며 일시 연기
이경주 기자공개 2020-04-09 13:45:3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0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운IT솔루션 전문기업 싸이버로지텍이 13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했지만 기업공개(IPO)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말 IPO를 연기한데 이어 올 초 경영진에 큰 변화까지 생기면서 IPO 지속 여부에 시장 관심이 쏠렸었다.경영진 교체는 중장기 성장을 위한 '세대교체'였다. 호실적이 예상 될 때 IPO를 재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호실적 나올 때 IPO 재추진…경영진 변화는 세대교체 성격
6일 싸이버로지텍 관계자는 “지난해 말 IPO를 연기한 것은 기대했던 대형수주가 미뤄졌기 때문”이라며 “IPO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추진 시점은 특정할 순 없지만 가장 좋은 실적이 예상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장림 전 사장이 최근 사임한 것과 관련해선 세대교체 성격의 인사라고 설명했다. 싸이버로지텍은 지난달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현재승 총괄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전 사장은 2006년부터 무려 13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장수 CEO였다. 경영진에 큰 변화가 생긴 셈이다.
앞선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기 보단 최장림 사장께서 오래 근무해온 것에 따른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성격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작년 대형수주 연기…성장성은 농후, 코로나19로 수요확대
싸이버로지텍이 IPO를 연기한 것은 계단형 성장을 하는 사업모델에 기인한다. 싸이버로지텍은 세계 1위 IT해운솔루션 업체다. 해운사가 주요 고객사인 컨테이너솔루션 부문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12%, 국내는 33%로 국내외 1위다. 각 국 항만공사가 고객사인 터미널솔루션 부문 점유율은 글로벌 13%, 국내는 50%다.
특히 주력인 컨테이너솔루션(매출 비중 약 70%)의 경우 경쟁사가 싸이버로지텍과 같은 아웃소싱 전문업체가 아니라, 각 해운사들이 자체적으로 구축해 놓은 전산팀이다. 업계에선 이를 인하우스 시장이라고 표현한다. 전체 시장의 80% 정도가 인하우스다.
이는 싸이버로지텍의 높은 성장률을 담보하는 수치다. 글로벌 해운업이 침체되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IT솔루션업무를 아웃소싱으로 돌리는 해운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경쟁력을 보유한 싸이버로지텍이 신규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신규수주를 확보하면 실적은 계단형 성장곡선을 그리는 모습을 보였다. 계약 초기 소프트웨어 판매로 대규모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후엔 유지관리 사업으로 매출을 이어가게 된다.
2017년이 대표적 사례다. 세계 6위권 해운사인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를 고객사로 유치했다. 그해 매출(1884억원)은 전년(1101억원)에 비해 700억원, 순이익(134억원)은 전년(465억원) 300억원 이상 늘었다.
작년 대형수주가 연기되면서 IPO 역시 미룰 수밖에 없던 이유다. 다만 코로나19로 해운업 사정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 싸이버로지텍 성장성은 과거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평가 받는다.
◇CEO '기술통'에서 '영업통'으로
이를 눈여겨보던 싸이버로지텍은 2006년 최 전 사장을 대표 이사로 영입했다. 당시 싸이버로지텍은 한진해운 계열사로 내부거래 매출이 90~95%에 달했다. 하지만 최 전 사장이 아웃소싱용 IT솔루션 개발에 나서면서 2016년엔 매출 80%, 2017년엔 매출 100%가 외부에서 발생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2017년 한진해운이 파산을 했음에도 싸이버로지텍은 비약적 성장을 한 배경이다.
하지만 싸이버로지텍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과 지속성을 위해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승(사진) 신임 사장은 영업적 측면에서 싸이버로지텍 성장에 일조한 또 다른 공신이다. 현 사장은 한진그룹 출신이다.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한진해운 운항, IT부문을 거쳐 2000년 싸이버로지텍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최 전 사장이 이끈 싸이버로지텍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만 영업지점을 두는 '배수의 진' 전략으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곳이 싱가포르에 위치한 ‘싸이버로지텍 글로벌’이었는데 현 사장이 법인장을 맡아 굵직한 수주를 따내는 역할을 했다.
최 전 사장이 기술력으로 제1 전성기를 만들었다면, 영업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만드는 것이 현 사장 역할이다. 현 대표는 취임식에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세계경제 위기를 전문성 강화를 통해 기회로 바꾸자”며 의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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