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가 중국에 이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유럽까지 번지며 올해 자동차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도 잇따라 공장 문을 닫으며 공급도 제한되는 모습이다. 상황을 지켜보던 관련 원재료, 소재,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업계도 연쇄적인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그 중 효성첨단소재는 전방산업 약세로 인한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타이어보강재와 안전벨트 원사, 에어백 원단 등 자동차와 관련된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어보강재로는 나일론, 폴리에스터(PET) 등 다양한 섬유 타이어코드 및 스틸코드, 비드와이어 등 강선 소재의 보강재까지 생산·판매하고 있다.

9일 효성첨단소재에 따르면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지며 2분기부터는 타이어코드 부문의 감산이 진행될 전망이다. 타이어코드는 효성첨단소재 전사 매출의 60%,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45%로 전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사업보고서에 높은 시장 지배력을 토대로 안정적인 판매가 이뤄져 자동차 수요에 대한 변동요인은 많지 않다고 적시하고 있으나, 이번 코로나19 파고를 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타이어 업계의 상황을 보면 심각성을 절감할 수 있다. 미쉐린 데이터 기준으로 지난 2월 유럽과 중국 내 신차용 타이어(OE) 판매는 작년 2월 대비 각각 9%, 78% 감소했다. 교체용 타이어(RE)도 유럽과 북미, 중국에서 각각 4%, 9%, 60% 줄었다. 신차 판매는 물론 격리 및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교체 수요까지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 판매는 중국이 차츰 회복세를 띄고 있는 반면, 2분기부터는 미국과 유럽의 판매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는 타이어 공장들도 생산을 멈추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과 헝가리 공장을 3월 말부터 4월12일, 4월7일까지 가동을 멈췄고, 넥센타이어는 체코공장 가동을 3월27일부터 이달 9일까지 중단했다. 각각 미국향 매출이 약 30%에 달한다는 점에서 타이어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효성첨단소재의 주요 고객사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등이다. 베트남 법인은 미쉐린과 굿이어, 쿠퍼 등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들이 주요 매출처다. 룩셈부르크 법인은 주로 유럽 굿이어에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완성차 판매 부진에 따른 타이어업체들의 실적 악화, 그에 제품에 공급하는 효성첨단소재의 연쇄 피해가 불가피한 셈이다.

전방산업의 둔화로 타이어코드의 판가는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타이어코드 가격은 작년부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판매량 감소 및 가격 경쟁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타이어코드 가격의 최저치는 톤당 3000달러로 2018년 6~12월 기준 최저치인 톤당 3200달러에 비해 200달러 낮아졌다. 수요 부진 및 판가 하락 등으로 타이어보강재 부문의 영업이익 역시 작년 1분기 417억원에서 2분기 331억원, 3분기 240억원, 4분기 161억원으로 계속 축소됐다.

원재료 가격 하락도 판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폴리에스터 산업용 원사의 원재료인 PET칩은 작년 6월~12월 kg당 1.11~1.23달러에서 지난해 kg당 0.88~1.14달러로 떨어졌다. PET 칩의 원료인 PTA 가격이 공급 과잉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탓이다. PTA 가격은 중국 내 증설이 급증하면서 작년 2분기 톤당 792달러에서 현재 400달러대로 하락했다.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1분기에는 큰 영향이 없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가동중단이 이어지고 있어 2분기부터는 수요감소에 따른 감산 등이 불가피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