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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후순위채 최대 4조 발행…자본버퍼 확충 연내 발행한도 승인, 코로나19 정책금융 재원마련… RWA 동일 가정, BIS비율 155bp 제고

진현우 기자공개 2020-04-13 10:50:0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자금경색이 시작된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본버퍼(여력) 확보에 나선다. 현재 재계 서열 15위에 달하는 두산그룹 외에도 항공업과 제조업 등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할 범위와 지원규모는 계속 증가 추세다. 산업은행은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을 찍어 규제자본 비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10일 금융업계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3월 말 이사회에서 연내 후순위채(보완자본) 발행한도를 4조원으로 결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르면 이달 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에 나서 발행물량과 조건을 차례로 결정해 나갈 방침이다. 발행시점은 채권시장 동향과 투심 등을 살펴보며 저울질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11번째다. 현재까지 발행한 금액은 5조4000억원이고, 이중 규제자본으로 인정되는 금액은 3조7200억원이다. 5개 채권이 잔존만기 5년 이내에 진입하면서 매년 20%씩 보완자본에서 빠지고 있다. 올해 12월 7일부턴 7000억원 규모(6번째 발행) 후순위채가 만기 5년 밖에 남지 않게 된다. 이는 이번 연도부터 20% 금액인 1400억원이 BIS기준 자본총계에서 제외됨을 의미한다.

그동안 산업은행의 후순위채 발행규모를 감안하면, 이번 발행한도는 규모 면에서 역대급인 셈이다. 부도 위기를 우려하는 기업들에게 적정 시기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당장 두산중공업 등 제조업 외에도 아시아나항공과 저가항공사(LCC) 등 산업은행의 지원 부담감은 막중한 실정이다.


후순위채는 보완자본 확충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IFRS 회계기준 상 ‘부채’로 분류된다. 같은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이지만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과 엄연히 구분된다. 다만 후순위채는 발행 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 장점이다.

작년 말 집계된 산업은행의 BIS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각각 14.05%, 12.13%다. BIS비율(14.05%)은 자기자본총계(35조원)를 위험가중자산(RWA) 249조원으로 나눈 값이다. 4개월 사이 RWA 수치에 변동이 없다는 가정 하에 계산한 BIS비율은 약 15.6%가 나온다. 지난해와 단순 비교하면 약 155bp 증가한 수치다.

물론 최근 두산중공업에 5000억원 규모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을 지원하고 부도위기에 내몰린 기업들에게 긴급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터라 RWA 증가폭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자본비율 향상치는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2017년 15%대에 진입했지만 이듬해 말 14%대로 떨어졌고, 작년 12월엔 14% 초반대까지 계속 떨어졌다.

금융업 관계자는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할 때 산업은행의 자본비율은 낮은 수치”라며 “다만 국책은행 특성상 수익성보다 공익성에 치우쳐 사업을 영위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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