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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쿼드, 일임자금 이탈에 '초라해진' 실적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영업이익 55억, 전성기 4분의 1 수준…ARS 대안 발굴, 반등 '관건'

최필우 기자공개 2020-04-16 13:07:2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쿼드자산운용은 한때 업계를 제패했던 곳이다. 롱숏 전략을 기반으로 원금을 보장하면서 수익을 내는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 Absolutely Return Swap) 상품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당시 대형 공모펀드 운용사와 견주어도 손색 없는 실적을 내기도 했으나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ARS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주수입원인 일임 계약고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운용사 전환 후 롱숏펀드와 헬스케어펀드로 반전을 도모하고 있으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신금투 PBS본부 '인연', ARS 제패 과거의 '영예'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쿼드자산운용은 지난해 영업이익 5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6억원이다. 전년에 비해 각각 37억원(210%), 10억원(66%)씩 개선된 실적이다.

최근 들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나 전성기와 비교하면 다소 초라하다. 쿼드자산운용은 2014~2016년 최전성기를 누렸다. 2014년 영업이익 19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5년 178억원으로 선전했다. 2016년에는 201억원을 기록해 2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쿼드자산운용은 국내 헤지펀드 시장을 제패한 주인공이었다. 2016년 영업이익은 공모펀드 운용사를 제외한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중 최고였다. 비교 범위를 전체 자산운용사(12월 결산)로 넓혀봐도 6위에 해당한다. 현재 1등 헤지펀드 운용사로 꼽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182억원)은 물론 대형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200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189억원) 등 대형 운용사보다 나은 성적표다.


쿼드자산운용이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던 건 ARS 덕분이다. ARS는 롱숏 주가연계채권(ELB)으로도 불렸다. 이 상품은 롱숏(Long Short) 전략을 사용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원금을 보장하는 구조를 취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쿼드자산운용은 투자자문사 시절 ARS 운용을 맡아 신한금융투자와 합을 맞췄다.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스와프팀이 ARS 운용에 필요한 기초자산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고 쿼드투자자문이 운용 전략을 수립하는 식이었다. 이때 국내 롱숏으로 두각을 드러낸 게 타임폴리오투자자문, 라임투자자문 등이었다. 쿼드는 글로벌 롱숏에 특화된 곳으로 차별성을 가졌다.

ARS 투자 열기는 쿼드자산운용에 날개를 달아줬다.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어 고액자산가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가 사이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쿼드자산운용 일임계약고는 2015년말 2조원을 돌파했다. 이때 모집한 자금을 바탕으로 성과를 낸 2016년 투자일임 보수 117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목표로 했던 수익률을 아웃퍼폼하면서 성과 보수가 대거 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ARS 열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탓에 운용의 핵심 자산이었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하락하면서다. ARS는 증권사가 투자하는 채권 수익을 투자자문사가 주식 운용 수익에 합쳐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CD 금리가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 뿐만 아니라 기존 전략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쿼드자산운용 일임 계약고가 쪼그라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은행과 보험사 고유계정 계약고가 바닥을 드러냈다. 2015년 1조원에 달했던 금융투자업자 자금이 지난해말 2195억원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개인과 일반 법인 계약고는 3118억원, 1474억원에서 10억원, 289억원까지 감소했다. 연기금 계약고가 3361억원 남아 가장 많다.

남아 있는 일임 상품은 ARS 만큼 높은 수준의 보수를 받지 못하는 저보수형 상품으로 일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일임보수는 2017년 76억원, 2018년 53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11억원까지 하락했다. 2018년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해 바닥을 쳤던 것도 주수익원이었던 투자일임 보수가 가파르게 줄면서다.


◇멀티전략펀드 고전 '장기화'…헬스케어펀드, 돌파구 되나

2015년 전문사모집합투자업에 등록한 쿼드자산운용은 펀드를 일임의 대안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펀드 운용보수는 62억원이다. 쿼드자산운용 펀드 운용보수가 일임보수를 웃돈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쿼드자산운용 펀드가 ARS로 이룬 전성기를 재현하는 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쿼드자산운용의 운용 역량을 떠나 롱숏 전략이 친화적이지 않은 시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대표되는 패시브 전략 상품 규모가 커지면서 지수와 주가 등락이 대폭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니저가 롱숏 비중을 조절하는 롱숏펀드 입장에선 매매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아진 셈이다.


쿼드자산운용은 헬스케어 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내세워 외형을 키우고 있다. 2018년 설정액이 2669억원까지 회복됐고, 지난해말 기준으로는 3665억원을 기록해 역대 가장 큰 규모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핵심 운용역들이 헬스케어 섹터에 특화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쿼드자산운용은 앞으로도 헬스케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꾸려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동성이 크다는 건 헬스케어펀드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미 큰 부를 축적한 고액자산가들은 투자 성향이 보수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은 비중으로 변동성을 감수한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으나 최근 사모펀드 최소가입금액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오르면서 마케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사 PB는 "최근 고액자산가 사이에선 롱숏이 절대 수익을 낸다기보다 수익률을 덜 까먹는 전략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쿼드 뿐만 아니라 롱숏 기반 하우스들에 대한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헬스케어의 경우 변동성이 큰 탓에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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