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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발동]디앤에이치자문, 삼광글라스 분할합병 반대서한 발송서한동의 지분 3%대, 오너일가 수혜 주장…삼광 측 "기준시가 기준 적용 타당"

최필우 기자공개 2020-04-16 08:08:4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이 삼광글라스의 사업부문 분할과 자회사 합병 계획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디엔에이치투자자문은 서신 발송에 동의한 주주들을 포함해 3%를 웃도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참할 주주를 모으기 위해 삼광글라스 측에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은 자회사 이테크건설, 손자회사 군장에너지와의 합병을 위해 산정된 삼광글라스의 가치가 저평가됐고 이로 인해 소액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며 새로운 분할합병안을 요구했다. 삼광글라스 측은 자사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데 적용된 기준시가 기준이 타당하다는 반론을 내놓았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은 이날 삼광글라스 측에 '새롭고 공정한 분할합병안 추진 제안'이라는 제목의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이사회에서 결의된 분할합병안이 주주가치를 훼손하니 새로운 안을 내놓으라는 게 서한의 골자다.

삼광글라스는 지난달 1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사 분할 및 합병안을 확정했다. 분할합병안에 따르면 삼광글라스는 투자부문을 존속 회사로 둬 자회사와 피투자회사 지분을 관리하게 하고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물적분할한다. 자회사 이테크건설 역시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된다. 이후 삼광글라스 투자부문이 이테크건설 투자부문과 손자회사 군장에너지를 흡수합병하는 게 이사회가 제시한 안의 골자다.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은 분할합병안에 적시된 삼광글라스의 지분 가치가 과소평가됐다고 주장한다. 삼광글라스가 보유한 자회사(군장에너지, 이테크건설 등)와 본업에 따른 주식 가치가 합산돼야 하는데 기준시가를 기준으로만 기업 가치를 산정했다는 논리다.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이 주장하는 삼광글라스의 가치는 자회사 가치를 포함해 3951억원이고 삼광글라스 이사회측이 산정한 가치는 기준시가 기준으로 1284억원이다.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은 삼광글라스 이사회 측의 기준시가 산정 시기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삼광글라스 측이 기준시가 산정을 위해 사용한 주가는 지난 2월 18일~3월 17일 까지의 주가다. 이 시기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해 제대로 된 가치 산정 기준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번 분할합병안으로 소액주주와 달리 삼광글라스 오너 일가가 수혜를 입는다는 점도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이 지적한 대목이다. 사측이 제시한 분할합병안을 따르게 되면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 지분율은 22.18%에서 8.66%가 된다. 합병 후에는 장남 이우성씨와 차남 이원준씨의 지분율이 각각 20.75%, 18.68%까지 상승한다. 이를 놓고 증여세 없이 승계 작업을 마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디앤에이치투자자문 관계자는 "삼광글라스 가치를 평가할 때는 군장에너지 가치를 가산하지 않고 이테크건설 가치를 평가할 땐 군장에너지 가치를 가산한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어떤 기준을 택하든 삼광글라스와 군장에너지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삼광글라스 주주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광글라스 측은 자사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기준시가를 적용한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자회사 지분에 대한 가치도 삼광글라스 주가에 반영되는 만큼 예외적으로 기준시가가 아닌 자산가치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도출할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기준주가가 코로나19로 인해 지나치게 하락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을 내놓았다. 삼광글라스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 중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빠졌다는 게 사측 주장이다. 삼광글라스는 주가 하락폭이 작았던 건 군장에너지를 비롯한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배당금을 주당 1000원까지 상향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에 힘쓰고 있고 합병도 회사의 중장기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며 "다른 목적이 있어 기업가치 산정에 기준시가 기준을 적용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디앤에이치투자자문 측으로부터 주주서한을 받았으나 아직 구제적인 내용을 검토하진 못했다"며 "이사회에서 서한에 담긴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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