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후폭풍]금융지주, '환율 급등'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은빡빡해진 CET1비율 관리, 주주환원 규모 변동 '이목집중'…RWA 성장률 제한으로 대응
최필우 기자공개 2025-04-10 12:33:52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0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방침으로 금융지주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불똥이 튀었다.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조업체와 달리 실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자본비율 관리 난이도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되면서 하락했던 환율이 다시 급등하면서다.금융지주는 고환율 기조가 이어진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도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에 애를 먹었다. 최근엔 상호관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후반대로 오르고 1500원대 상승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지주는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제한하고 우량 자산 중심 리밸런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불확실성 해소 3일 만에 대외발 충격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지난 8일까지 KB금융 주가는 18.7% 하락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9.4%, 4.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우리금융 주가 변동률은 미미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금융지주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방침을 밝힌 후 하락폭은 더 커졌다. 주말새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관련 입장을 명확히하고 불확실성이 증폭하면서 KB금융 주가는 지난 7일 장중 6.9% 하락했다. 신한금융은 4.3%, 하나금융은 5.6%, 우리금융은 4.7% 하락했다. 8일 오전 장중에도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4대 금융이 상호관세 조치로 받는 사업적 영향은 미미하다. 관세 인상은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제조업체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으나 금융업 실적을 직접적으로 악화할 만한 요인은 없다. 큰 폭의 주가 하락은 증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자자 위축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금융지주가 꾸준히 추진해 온 밸류업 프로그램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호관세 부과로 인한 원달러 환율 급등 때문이다. 지난 7일 서울 외환시장 정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3.7원 올라 1467.8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 상승은 주주환원 규모를 정하는 바탕이 되는 CET1비율에 하락 압력을 준다.
환율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 인용으로 국내 정세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32.9원 하락해 1434.1원까지 내려갔으나 3일 만에 대외발 충격파에 노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유예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연쇄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본비율 튼튼하지만…주주환원 강화 추세 이어질까
환율 변동이 국내 금융지주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최근 수년간 자본을 탄탄히 쌓아 올린 덕이다. KB금융 CET1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3.53%를 기록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13.06%, 13.22%로 13%를 웃돌았다. 우리금융이 12.13%로 가장 낮지만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 낮지 않다.
다만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현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추가적인 환율 상승이 이어질 경우 CET1비율이 하락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추가적으로 늘리기 어려워진다.
금융지주는 환율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4분기 금융지주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CET1비율 하락을 RWA 성장률 축소로 방어했다. RWA 성장률을 낮추면 CET1비율 하락 압력이 약해진다. 대외적 요인이 작용해 통제할 수 없는 환율 대신 자체적으로 성장률을 낮출 수 있는 RWA를 관리하는 데 힘을 쏟은 것이다.
최근 금융지주 주가가 주춤하지만 밸류업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관리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달 말로 예정된 2025년 1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도 RWA 성장률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 금융지주 CFO는 "상호관세 조치로 영향을 받는 대기업 고객이 많은 은행의 경우 영업에 영향이 있겠지만 전반적인 실적이 악화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환율 상승을 비롯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영향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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