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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핵심 자산 팔아 '빚 상환'에만 집중하는 채권단 두산솔루스·두산 모트롤 사업부 등, 성장성 확보 초점 맞춘 자구안 필요성

김장환 기자공개 2020-04-21 09:40:1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11: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알짜 계열사 두산솔루스까지 매물로 내놓으며 두산중공업 채권단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 정도로는 두산중공업의 올해 내 만기 도래 채무를 막기가 어렵다. 추가적인 자산 매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

문제는 미래 가치를 지닌 핵심 자산을 지속해 매각만 하면 두산그룹의 장래성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채권단에서는 '빚 상환' 능력을 보여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최근 매각을 추진 중인 두산솔루스 지분 51% 매각가는 6000억~8000억원 선이 거론되고 있다. 지주사 ㈜두산과 박정원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 중인 지분으로,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전체 지분가를 1조5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를 기준가로 일부 사모펀드(PEF)와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거래는 최종 타결되지 않았다.

다만 두산그룹 측이 원하는 수준의 가격에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SKC가 관심을 갖고 있고 일부 대기업이 인수전에 참여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두산과 오너일가는 그 대금을 유상증자 형태로 두산중공업에 지원하는 절차에 나설 전망이다. 이 과정에 두산중공업에 딸려있는 자회사들을 지주사 직접 지배 체제로 전환하는 절차가 함께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물적분할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을 ㈜두산에서 직접 가져가는 방식의 지배구조 재편안이 거론되고 있다.


두산솔루스 매각을 통해 8000억원대 자금을 마련하더라도 두산중공업의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역부족이다.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상당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두산중공업의 총차입금은 4조9293억원으로 이 중 단기차입금이 4조2171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은 4647억원대에 그친다. 단기차입비중은 85.6%다. 2017년 61.9%에서 2018년 52.6%까지 줄였던 비중이 지난해 갑작스럽게 늘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사채는 1조원을 넘는다. 당장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5억달러 규모의 외화공모사채 경우 지급보증을 선 수출입은행이 대출로 전환을 해준다고 해도 5월과 6월, 9월 등 순차적으로 사모 및 공모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회사 신용등급(BBB)만 놓고 보면 사채 발행이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차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5000억원대 BW도 올 5월부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져 상환 요구가 잇따를 전망이다.


결국 두산솔루스 매각 대금을 전액 두산중공업에 지원하더라도 안심하기는 어렵다. 채권단이 올해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의 만기 연장을 결정해주더라도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계획을 지속해 꺼내야 할 수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1조원대 크레딧라인을 개설해주기로 했지만 이 역시 상환해야 할 자금이기는 마찬가지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주 제출한 자구안에 생각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이 담겼다"며 "일단은 급한 상황을 해결하는 게 먼저라고 보지만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해야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주사 ㈜두산 내 사업부로 있는 모트롤BG와 산업차량BG, 이외에 두산그룹 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추가적인 자구안을 꺼내야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채권단에서 채무 연장에 합의를 해주더라도 자체적인 영업능력으로 상환을 이루기가 당분간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익성 확보가 당분간 쉽지 않다.

두산솔루스에 이어 모트롤과 산업차량 등 사업부마저 매각하면 두산그룹의 미래 성장동력도 크게 꺾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두산솔루스는 전지박(동박)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미래 핵심 산업 제조기술을 확보한 곳이다. 모트롤은 유압기기, 산업차량은 지게차를 제조하는 두산의 핵심 사업이다. 이를 매각하게 되면 미래 가치가 한풀 더 꺾일 수도 있다.

채권단이 너무 과도하게 자산 매각을 요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로 인해 나온다. 자산 매각을 요구하더라도 미래 가치 확보에 초점을 둔 자구안을 함께 구상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나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한 쪽만을 선택했어야 하는데 모두 지키려고 했다가 위기를 부르게 됐다"며 "그렇다고 두산솔루스처럼 성장성이 큰 핵심 사업을 팔기만 하면 미래 시장에서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데 채권단이 그런 부분들은 간과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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