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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맞대지 않아도…PB센터 수준의 자산관리" [thebell interview]김유진 KB증권 프라임센터장 "'휴먼 터치'로 비대면 자산관리 승기 잡겠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0-04-24 13:10:1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2일 08: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대면 금융서비스를 보완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제는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플러스 알파를 보여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KB증권의 프라임센터는 전문 PB를 전속 배치하며 비대면 자산관리를 현장 PB센터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김유진 KB증권 프라임센터장(사진)은 프라임센터를 통해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가 한 단계 도약하리라고 자신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단순 자산상담이 주를 이뤘던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에 전문 PB와 투자정보 제공 시스템을 도입해 오프라인 PB센터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각오다.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이 전면 중단되면서 큰 타격을 받은 부문 중 하나는 PB센터다. 대면 자산상담을 최우선 서비스로 내세우는 PB센터의 특성상 고객 상담이 불허된 기간동안 적극적인 영업이 어려운 게 당연지사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맹위를 떨치던 2월 가오픈을, 4월 본격적인 서비스 구동을 시작한 PB센터가 있다면 어떨까. KB증권의 신규 PB센터 프라임센터는 '이 시국에?' 라는 물음을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로 정면돌파했다.

◇"비대면 자산관리도 현장처럼…전담 PB로 차별화"

KB증권은 20일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 센터인 '프라임센터'의 현판을 걸고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프라임센터는 '프라임(Prime)'이라는 수식어처럼 이전까지의 비대면 서비스를 뛰어넘는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추구한다. 경력 5년차 이상의 현역 PB 15인을 전담배치해 오프라인 PB센터 수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KB증권 'M-able Land Tribe'에서 프라임센터를 기획하던 9명, 이전의 온라인 지점 '365지점'을 관리하던 인원도 합류했다.

프라임센터의 첫 발은 본사와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김유진 센터장이 이끌게 됐다. 김 센터장은 KB증권이 현대증권과 합병하던 때 현대증권에서 합사 KB증권으로 넘어왔다. KB증권에서 리테일 업무를 주 담당으로 WM 추진부와 금융소비자 보호부, 컴플라이언스 부서를 거쳤다. 불광동 KB증권 지점장으로 현장 경험을 쌓은 그는 KB증권 안팎의 경험을 높게 평가 받아 초대 프라임센터장 자리를 맡았다. KB증권은 프라임센터 신설을 위해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365지점의 격상 계획을 수립하고 M-able Land Tribe 부문 인사를 배치한 바 있다.

금융업계의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는 고객에게 지원하는 일종의 부가상품 같은 존재였다. 상품에 가입하거나 계좌를 트면 으레 따라 붙는 서비스로 투자성향 테스트를 기반으로 몇 가지 상품을 추천 받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프라임센터의 숙제는 이전에도 서비스 됐던 모바일·온라인 자산관리와의 차별화다. 프라임센터의 해법은 비대면 서비스의 개인화다. 현재까지 모바일·온라인·챗봇 등의 AI 기반 자산관리 상담은 알고리즘을 기초로 한다. 대형 투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특정 다수의 고객에게 알고리즘에 맞춘 투자 전략을 소개해 접근성이 좋고 속도도 빠르지만 투자자의 내면을 속속들이 알기는 어렵다. 프라임센터는 이런 '1cm의 틈'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출발은 전담 PB 지정이다. 김 센터장은 "다음 단계로는 고객들이 PB상담을 종료한 후 별점으로 평가하고, 개별 PB를 관리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B를 지정하면 차후 상담부터 전담 PB와의 소통이 가능하다. 고객센터와도 다르다. 고객센터가 KB증권의 업무 전반에 대한 문의를 받는다면 프라임센터는 주식투자 등 자산관리와 투자에 전문적인 질의 창구다.

투자 정보 제공에서도 차별화를 노렸다. 실시간 수급분석은 가장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로 꼽힌다. KB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M-able'을 활용한 정보제공 서비스다. 과거 최소한 30분이 지난 뒤에야 확인할 수 있었던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시스템으로 적재적소에 정확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장 개시부터 장을 마칠 때까지 시장 주도주와 매매 타이밍 안내, 전용 증권 방송 등을 제공한다.

KB증권은 프라임센터와 연계된 프라임클럽도 20일 오픈했다. 월 1만원의 구독료를 내면 투자 정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도입된 일종의 구독경제 시스템인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최초다. 김 센터장은 "지난 연말 기획 단계에서는 저가형, 고가형 구독 모델을 따로 준비했었다"며 "이때 실제 이용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해 서비스를 더하거나 덜고 가격은 1만원으로 통일했다"고 이야기했다. 초기에는 동일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차후에는 패키지 A·B·C 형태로 차등을 둘 예정이다.

비대면 자산관리이면서도 대면 못지않은 관리를 추구하는 점도 프라임센터만의 차이점이다. 김 센터장은 프라임센터에 소속된 PB 1인이 400명 이상의 고객에게 영업점 자산관리 서비스와 비견할 만한 자세한 상담을 해줄 수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현장 PB센터에서는 PB 1인당 100명의 고객을 담당한다"며 "비대면 자산관리라는 특성과 KB증권 본사에서 지원하는 디지털 시스템을 결합하면 PB 1인당 400명까지는 오프라인 센터와 비교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짚었다.

지점 PB센터 고객에게 국한됐던 사후관리도 프라임센터에서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세무신고 대행 서비스 등을 비대면 자산관리 센터에서도 지원한다는 목표다. 김 센터장은 "세무 관리 서비스는 PB센터 고액 자산가 위주로 집행돼 왔지만 프라임센터의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폭을 넓히고자 한다"며 "프라임센터는 문턱이 낮지만 서비스의 질은 높은 일종의 '하이브리드 지점'을 추구한다"고 전했다.

프라임센터에 소속된 PB들은 사내공모로 모집해 소속감을 높였다. 프라임센터에 배치된 PB 모두가 자발적으로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영업 중인 PB센터들도 비대면으로 점차 마케팅의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는 점에 동감했다.

고액 자산가만을 전담하던 PB들이 소규모 자산 상담을 하는 데에 힘이 부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김 센터장은 "프라임센터 소속 PB들은 현장경험이 풍부하지만 프라임센터의 특성상 일반 투자자가 주식에 대한 상담 등 전보다 폭넓은 질문을 할 수 있어 투입 전 3주 간의 트레이닝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프라임센터 PB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 콘텐츠를 마련해 균질한 상담을 지향했다.


◇"RA, ETF 한계 깬다…비대면 서비스 관건은 '휴먼 터치'"

프라임센터의 다음 스텝은 로보어드바이저를 결합한 자산관리다. 특히 인덱스 펀드만을 주로 권유했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서겠다고 김 센터장은 말했다. 설계 후에는 다시 한 번 개별 PB들의 상담이 이뤄진다. 김 센터장은 이를 두고 디지털 콘텐츠와 '휴먼 터치'의 만남이라고 수식했다.

김 센터장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로 유명한 A사를 예로 들면 주 추천 상품이 ETF로 구성돼 있다"며 "프라임센터는 국내외 주식 추천까지 포함돼 인덱스 외 직접적인 투자도 가능하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이미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S-Oil 등 종목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보유주식을 판단해 비중, 매수와 매매 타이밍 등을 설계해준다"고 했다.

오프라인 PB센터 이용이 어려웠던 고객들이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짜야했다면 이후에는 로보어드바이저와 전담 PB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때 리밸런싱의 근거로 투자 성향, 지역(국내외), 테마형 등 4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각 항목마다 다수의 선택지를 뒀다. 고객이 적합한 성향을 각각 고르면 이를 토대로 입체적인 투자성향 모델로 만든다. 과거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 조언이 고위험형, 위험형, 안정형, 보수형 등 4가지 기준에만 맞춰져 있던 것보다 한 단계 진화한 셈이다.

고객 대상의 투자 교육도 프라임센터의 몫이다. 동영상 강의와 비대면 웹 세미나를 진행한 프라임센터는 증권 대학 개념의 증권 아카데미 신설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센터장은 "랩 신탁의 비대면 가입을 허가한 것처럼 앞으로는 많은 상품들이 비대면 가입이 가능하도록 규제가 완화되리라고 본다"며 "비대면 상품 가입을 총괄하는 일도 프라임센터의 역할"이라고 짚었다. 그는 "올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신규고객 유입 방향타가 비대면 쪽으로 크게 꺾였다"며 "프라임센터의 올해 목표는 연말까지 3만명의 고객이 유입돼 4500억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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