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포인트 딜 '변곡점', 개발사업 역량 입증한 마스턴 [부동산 운용사 열전]'밸류애드·오퍼튜니스틱' 누적투자 비중 절반 웃돌아…아낌없는 인력 투자로 '선순환'
이효범 기자공개 2020-04-28 13:07:43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6년 변곡점을 맞았다. 당시 리츠회사에서 부동산펀드 운용사로, 국내에서 해외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운용사 설립 초기 투자했던 광화문 센터포인트 빌딩을 5년여만에 매각해 결실을 맺은 게 주효했다. 유입된 매각 성과보수로 투자를 늘려 사세를 급속도로 확장했다.더욱이 센터포인트 빌딩 딜은 밸류애드(Value add),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투자에 대한 마스턴의 전문성을 재입증한 계기였다. 그동안 누적 운용자산 중 거의 절반이 밸류애드, 오퍼튜니스틱 투자였다.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투자 역량으로 기관투자가들에게 고수익의 기회를 제공하는 운용사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이후 고속성장…센터포인트 빌딩 매각 '발판'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해 영업수익 583억원, 영업이익 243억원, 순이익 1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영업수익은 66.88%,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7.09%, 50.1%씩 증가했다. 지난해 달성한 실적은 운용사 설립 이후 사상 최대치다.
2009년 운용사 설립 이후 영업수익 100억원을 넘어선 건 7년만인 2015년이다. 이후 영업수익 증가세에 한층 더 속도가 붙었다. 특히 2016년 영업수익은 246억원으로 전년대비 142.46%(145억원) 증가했다. 그해 순이익도 76억원으로 전년대비 300% 가까이 늘었다.
당시 큰폭으로 실적이 개선된 건 광화문 센터포인트 빌딩 투자 덕분이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1년 하반기 마스턴2호리츠를 통해 준공 전이었던 이 빌딩을 선매입했다. 도렴2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준공까지 2년 이상 남은 상태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난에 처한 시행사 채무를 인수한 시공사는 선매각을 통해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거래를 실시했다.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준공되지 않은 건물이어서 임차인을 미리 확보하는 것도 어려웠다. 또 인근 공원부지의 명도위험, 시공사의 책임준공 위험 등으로 기관들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마스턴투자운용이 해결사 역할을 했다. 잠재임차인을 확보하고 준공 위험을 해소할 만한 투자구도를 짜 과학기술인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기관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 사업을 정상화시켰다.
마스터투자운용은 솔루션을 통해 준공된 센터포인트 빌딩을 2016년 3070억원에 매각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리츠로부터 성과보수를 받아 그해 실적을 크게 향상시켰다. 매각 성과보수는 140억원에 달했다. 리츠 주주로 참여한 투자자는 내부수익률(IRR) 평균 20%를 상회하는 수익을 실현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리츠로부터 받은 성과보수로 재정상태가 호전되어 이를 기반으로 선제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영입 할 수 있었다"며 "또한 시장의 많은 주목을 받았던 만큼 마스턴 임직원이 개발사업에 준하는 난이도 높은 밸류애드 투자역량을 고객과 거래 상대방으로 부터 인정받았던 상징적인 딜이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펀드 실적 향상 견인…해외로 투자영역 확대
마스턴투자운용의 영업수익은 2018년과 2019년 모두 전년대비 2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순이익 100억원을 넘긴 것도 2018년부터다. 지난해 순이익 192억원을 달성하는 등 2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영업수익 대비 영업이익의 비중은 각각 47.23%, 41.63%에 달할 정도였다.
펀드운용보수가 늘면서 실적이 큰폭으로 향상됐다. 해당보수는 전체 영업수익의 40%를 차지하는 주수익원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7년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완료한 이후 부동산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연간 보수는 2017년 16억원, 2018년 105억원, 2019년 225억원으로 매년 1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불과 2년 여만에 펀드 설정액은 2조6227억원으로 불어났다.
2017년 12월 처음으로 펀드를 설정해 L7롯데 호텔 강남점을 인수했다. 또 2018년에는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스칼렛빌딩, 2019년에는 국내 이마트 13개 점포에 각각 투자했다. 해외로도 투자범위를 넓혔다. 외부에서 해외 투자 인력을 영입해 현재 3개 본부 18명으로 해외투자부문을 키운 상태다. 해외투자부문은 그동안 프랑스 파리 크리스탈파크 오피스,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세뎃(CEDET) 빌딩, 오스트리아 비엔나 힐튼호텔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했다. 작년말 기준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잔액은 1조1060억원이다.
펀드 운용보수 뿐만 아니라 리츠 자산관리보수도 실적 향상의 기반이 됐다. 작년 리츠 자산관리를 통해 벌어들인 보수는 186억원에 달한다. 더불어 부동산펀드, 리츠,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으로 인수한 부동산 매각시 받는 성과보수도 작년 159억원 발생했다. 이처럼 사업을 다각도로 확장하자 실적은 꾸준히 우상향했다.
업계에서는 마스턴투자운용에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인력들이 많다는 점을 고속성장의 비결로 꼽는다. 바꿔 말하면 성장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양질의 딜을 소싱하는 원천적인 힘으로 '투자 확대-인재 유입-양질의 딜소싱-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됐다. 운용사 임직원은 최근까지 124명으로 불어난 상태다. 영업수익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2016년까지 100억원을 밑돌았던 판관비는 2017년 108억원, 2018년 183억원, 2019년 243억원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 영입과 우량한 딜 소싱은 동전의 앞 뒷면과 같다"며 "좋은 인재가 스스로의 열정과 스마트한 업무처리로 하나의 딜을 성공시키고, 고객과 상대방이 업무성과에 만족하면 그 다음 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단위조직의 딜 성과가 합쳐져 회사에 축적되면 대외적으로 운용사 전체의 레퓨테이션(Reputation)이 올라가 자연스럽게 시장으로부터 좋은 딜이 들어오는 선순환 구조"라고 강조했다.
◇오퍼튜니스틱 누적 투자 '5.9조'…'토지매입-준공-운용' 개발사업 밸류체인 형성
마스턴투자운용이 운용한 누적자산 규모는 15조2000억원이다. 코어 혹은 코어밸류 투자 비중이 높은 다른 운용사에 비해서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오퍼튜니스틱 운용자산 비중은 전체의 40%(5조8723억원)에 달한다. 밸류애드까지 포함할 경우 누적 운용자산 비중은 60%(8조2129억원)에 육박한다.
밸류애드는 공실률이 일정 수준 이상인 부동산을 저렴하게 매입한 이후 임차인을 채워 건물가치를 높이는 투자전략이다. 또는 노후빌딩의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오퍼튜니스틱은 부동산 개발사업 투자다. 리스크가 크지만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코어, 코어밸류에 비해서 운용사의 역량이 더욱 중요한 투자 전략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밸류애드나 오퍼튜니스틱 딜에 전문성을 갖춘 운용사로 유명하다. 2014년 외국계투자자와 상암동 오피스 개발사업을 시작으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국내 전략적투자자(SI) 뿐만 아니라 외국계 기관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국내외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투자금 회수가 마무리 된 오퍼튜니스틱 유형의 펀드 6종 평균 IRR은 26%, 밸류애드 3개 프로젝트의 평균 IRR은 17%이다.
이같은 트랙레코드와 역량을 인정받아 블라인드펀드도 운용 중이다. 2018년에는 국민연금(NPS)이 주도하고, 현대해상화재, 산재기금, 군인공제회가 공동 투자하는 3200억 규모의 밸류애드(가치부가형) 블라인드펀드를 설정하기도 했다. 또 2018년과 2019년에 오퍼튜니스틱(기회추구형) 블라인드펀드도 1호, 2호, 3호를 총 443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특히 블라인드펀드 운용을 통해 마스턴의 밸류애드, 오퍼튜니스틱 투자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됐다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해 마스턴투자운용이 PFV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강남 서울빌딩 오피스텔 개발사업도 대표적인 오퍼튜니스틱 투자다. 이 사업은 서울시 강남역 강남대로 변에 위치한 서울빌딩을 철거하고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로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인근 오피스텔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입지와 풍부한 부대시설을 갖춘 강남의 랜드마크 오피스텔로 개발하는게 운용사의 목표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밸류애드나 오퍼튜니스틱 딜에 강점을 가질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실물 부동산을 매입해 운용하는 차원을 뛰어넘는 운용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며 "토지매입 등 개발단계부터 준공 후 운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인재들을 영입해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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