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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감 쌓이는 PB, 고객항의에 본사압박까지 [PB센터 풍향계]수익률 하락, 환매 연기 속출…판매 종용, 불완전판매 리스크 노출

김시목 기자공개 2020-04-27 07:58:0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3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판매사 PB들이 고객과 본사로부터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헤지펀드 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진 고객들은 코로나 19에 따른 수익률 하락, 잇단 펀드 환매 연기 등으로 항의를 쏟아내고 있다. 본사는 실적을 위해 오히려 PB에게 판매 압박을 높이고 있다. 현재 분위기라면 결국 무리한 판매 강도가 불완전판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판매사 리테일 조직은 출시 상품에 대한 회전율과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진한 상품은 보수를 올리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면 판매가 부진한 데 따른 특단의 압박이다.

본사의 판매 압박이 커지면서 PB센터 직원들의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기업 채권, 전자단기사채(STB)는 물론 공사모 펀드 등 취급 상품 전반이 부진한 판매고를 보이는 있는 상황에서 지극히 실적 위주의 정책으로 현장을 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A 증권사 PB는 “본사에서 컨펌을 내고 진행하는 상품에 대한 판매를 종용한다”며 “가뜩이나 투자자들이 선별적으로 상품을 택하는 마당에 과한 프레스”라고 말했다. 이어 “살 사람들은 몸을 움츠리는데 실적 방어를 위해 판매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펀드 수익률이 깨지고 금리가 상승하는 등 외부 악재에 따른 컴플레인은 그나마 낫다. 더욱 큰 문제는 라임자산운용, 알펜루트자산운용 등에 이어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환매 중단 펀드가 계속 나오면서 고객이 판매사 PB까지 불신하는 모습이다.

본사 역시 쏟아지는 악재에 녹록지 않은 여건임을 알지만 재고를 소진하고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침을 강행하고 있다. 은행보다는 증권사,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소형사보다는 대형사에서 압박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재고 상품이 쌓였기 때문이다.

B 증권사 PB는 “리테일에 많은 상품을 공급한 증권사 PB들의 고충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PB센터는 기류를 상당 부분 반영해 상대적으로 프레스가 심하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분위기가 좋을 때 장점이지만 반대의 경우엔 상당한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잇단 환매 중단 여파로 PB센터 차원의 상품 확장엔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본사에서 판매를 결정한 사모펀드나 다른 상품의 경우, 적극적으로 판매 지시가 떨어지면서 PB들의 부담감은 커졌다.

과도한 압박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PB들은 상당한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이 상품을 담기 위해선 안전성이 높다는 점을 핵심적으로 설명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보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C 은행 PB는 “최근 같은 상황에서 아무리 본사가 승인했다고 하지만 과도한 압박은 역풍을 맞을 확률이 높다”며 “고객들 마음을 잡으려면 장점 위주로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 과연 불완전판매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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