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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위험성향 책정…사업별 한도배분 ‘촉각’ [은행 비상경영전략 점검]가용자본 내 리스크한도 설정… WM·글로벌·IB 등 비이자부문 집중 기조 '유지'

진현우 기자공개 2020-04-29 09:00:57

[편집자주]

코로나19 위기를 성공적으로 대응한 것과 별개로 한국 경제는 점점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밑바닥 경제를 시작으로 대기업까지 곳곳에서 위기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공적 역할을 맡은 은행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연초 구상했던 경영 전략을 새로 짜야하는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금리, 환율, 유가 등 거시 경제의 악화 속에서 긴급하게 수립된 시중 은행들의 비상경영 전략에 대해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08: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이 헤드컨트롤격인 종합기획부를 통해 지난해 수립한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을 손보고 있다. 전통적 수익원이었던 순이자마진(NIM) 예상 하락폭은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반영했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대·내외 환경이 급변한 영향이다. 현재 리스크관리부에선 각 사업부별로 리스크 허용한도를 계산해 적정 필요자본을 재배분할 방침이다.

27일 금융업계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이사회에서 결정한 2020 사업계획 수정을 앞두고 각 사업부별 자원 배분을 위해 ‘위험성향’을 책정하고 있다. 위험성향(Risk Appetite)은 각 부서별로 부담 가능한 여신·투자한도를 결정짓는 기준점이라 할 수 있다. 농협금융지주가 농협은행의 위험성향으로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76%다.

농협은행은 지주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작년 12월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자체 위험성향을 68.5%로 결정했다. 전년 위험성향(69%) 대비 0.5%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는 농협은행의 가용자본 15조1671억원의 68.5%인 10조3862억원 이내에서 신용·시장·운영·금리리스크 등을 전체적으로 관리할 것이란 의미다. 나머지 31.5% 자본은 예비용도로 설정됐다.

다만 앞선 내부결정은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요인이 모두 제외된 채 결정됐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하방압력만이 고려됐다. 다만 5개월여가 지난 현재는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후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에 대한 우려 정도도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상황에선 위험성향을 지난해 결정된 68.5%보다 더 보수적으로 잡는 게 맞다는게 내부 판단이다. 문제는 정부에서 신용리스크 위험량 지표인 부도율(PD)과 부도시손실율(LGD)까지 낮춰주며,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기업금융 지원에 앞장서줄 것을 적극 당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도입예정이던 신용리스크 최종안을 1년 6개월이나 앞당겨 준 건 분명 확실한 혜택이다.

제도적으로 자본버퍼(여력)를 만들어준 것 자체가 BIS비율에 얽매이지 말고 최대한 중소·소상공인 지원에 나서달라는 의미다. 리스크관리부에선 위험성향 조정 폭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승적 관점에서 도움이 절실한 기업들을 도와야 하지만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금융은 건당 금액이 커서 향후 부실이 발생했을 때 미치는 여파도 클 수밖에 없다.

신용리스크는 거래상대방의 채무 불이행과 신용도 하락 등으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다. 시장리스크는 금리와 주가, 환율 등의 시장 요인과 관련 있다. 운영리스크는 내부 절차와 인력, 시스템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지칭한다.

농협은행은 리스크관리부에서 위험성향이 결정되면 사업조직별로 세분화해 자금운용 한도를 부여할 예정이다. 당장 3·4월 집중적으로 여신지원이 이뤄진 만큼, 비이자수익 부문으로 일컬어지는 자산운용(WM)·글로벌·투자은행(IB) 쪽 사업도 목표 수치가 일부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초 목표치로 잡은 비이자이익 성장률은 5~7% 수준이다.

이는 연초 DLF 사태 등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한 녹록하지 않은 영업환경을 감안해 전년 대비 보수적으로 설정한 목표치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핵심 수익구조인 이자이익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추가 목표치 조정은 없을 것으란 얘기도 전해진다.

투자은행(IB) 부문도 최근 주식·채권시장의 글로벌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 신규 딜 소싱과 투자 회수(엑시트)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산업별 특성에 맞는 선제적 자금조달 주선 등 계속해서 IB부문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기본적인 계획엔 변동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WM부문도 상환 가능성이 높은 저(低)낙인 상품과 변동성이 낮은 상품들을 통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라인업을 구축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은행은 2019년부터 리스크 대비 수익성(RORWA) 지표 개선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해 RORWA는 2.11%로, 전년(1.8%대) 보다 약 0.3%대의 상승세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집계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8%로 1년 사이 0.3%포인트나 개선됐다. 농협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RORWA·목표순익 등)와 건전성 지표(NPL·연체율) 부문은 올해 코로나19 영향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 2분기부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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