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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글랜우드 첫 도시가스 투자, 1년간 밸류업 착착검침원·지역사회 '안전' 강화에 사업 방점

김혜란 기자공개 2020-04-28 08:52:5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14: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를 새 주인으로 맞은 도시가스 공급업체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가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재무적 성과 뿐 아니라 투자와 고용 지표 모두 두드러진다.

글랜우드PE가 GS에너지의 도시가스 자회사였던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를 패키지로 인수한 건 2018년 12월이다. 2019년부터 본격적인 인수 후 통합(PMI), 밸류업 작업에 집중했다.

글랜우드PE가 설계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청사진의 핵심 키워드는 '안전'과 '차세대 정보기술(IT) 플랫폼'이다. 인수 후 1년간 투자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를 탄탄하게 다지는 데 주력했다는 점에서 향후 어떤 성장 스토리를 그려나갈지 주목된다.

◇작년 실적 큰 폭 개선…에비타 역대 최고치

27일 최근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에너지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도 보다 3.9% 늘어난 5279억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21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8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해양도시가스는 인구 약 150만명인 광주 전역과 전남 일부 지역에, 서라벌도시가스는 경북 일부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서라벌도시가스는 해양에너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작다.

서라벌도시가스의 지난해 매출은 1306억원으로 전년 동기(1212억원) 대비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18년 67억원에서 지난해 81억원으로 21%가량 증가했다. EBITDA는 143억원, 순차입금은 -211억원이다.

도시가스 공급업체의 경우 보급률을 얼마나 확대하느냐가 한 해 매출 성장과 직결돼 있다. 광주 전역에 가정용·산업용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해양도시가스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 수혜가 기대된다. 사업체가 증가하면 그만큼 도시가스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상 '숫자'뿐 아니라, 지난해 해양에너지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신규 채용을 크게 늘렸단 점이 눈에 띈다. 해양에너지는 지난해 14명을 새로 뽑았는데, 이는 창사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채용이다. 서라벌도시가스의 경우 검침협력업체에 속했던 현장검침원을 회사가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CSO·IoT 시스템 도입…도시가스업계 '최초' 실험

지난해 글랜우드PE는 해양에너지의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작업에 좀 더 집중했다. 매출 규모가 훨씬 큰 만큼 해양에너지에서 먼저 성공 모델을 만들고, 이를 서라벌도시가스에 그대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해양에너지는 지난해 사명을 해양도시가스에서 해양에너지로 바꿨다. 도시가스업 본질에 집중한다는 투자 철학은 지키되, 향후 사업 영역 확대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특히 글랜우드PE와 해양에너지 경영진이 가장 신경 쓴 분야는 '안전'이다. 회사 직원인 검침원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안전에 도움이 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사업의 방점이 찍혔다.

우선 지난해 해양에너지는 국내 도시가스업계 최초로 최고안전책임자(CSO, Chief Safety Officer)를 선임했다. CSO는 해양에너지의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되 지역사회 안전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예를 들어 도시가스가 공급되는 대규모 지역 행사가 있을 때 광주시 등과 협력해 안전책임자로 활약한다.

또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원격검침을 확대했다. 집집마다 방문해 검침하거나 배관을 점검하는 현장검침원은 대부분이 여성이다. 이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원격검침 확대 이후 현장검침 인력을 빅데이터 분석 등 분야로 돌려 서비스 질 제고에 힘썼다.

회사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도 놓치지 않은 부분은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원칙이었다. 회사 측은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1인 가구·고령화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취약계층의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사업을 강구했다.

장기적으론 독거노인 케어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간단 계획이다. 도시가스 사용 여부 확인을 통해 독거노인 가구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조짐이 있으면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 사고가 생긴 건 아닌지 확인해주는 서비스다. 이에 대한 소정의 수수료를 받으면 부가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타지역에 거주하는 가족들 입장에선 도시가스 업체를 통해 실시간 케어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신 전산시스템 구축…데이터 비즈니스 확대 포석

글랜우드PE가 구상한 전략의 달성을 위해서는 최신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선행돼야 했다. 도시가스업체도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확산에 흐름에 맞춰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해양에너지가 지난해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시스템 구축 등 인프라를 새롭게 까는데만 약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 ERP 시스템은 향후 AI, 빅데이터, IoT 등 IT 신기술과 접목해 원격검침 등 업무 효율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향후 여러 신사업을 펼쳐나가기 위한 토대가 된다.

검침기는 집집마다 설치돼 있기 때문에 도시가스업체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향후 빅데이터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신사업 모델은 무궁무진하다. 장기적으론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시작된 P2P(개인 간 거래) 에너지 거래 사업까지 내다볼 수 있다. 글랜우드PE가 과거 동양매직(현 SK매직)을 투자하며 렌탈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빅데이터와 렌탈사업을 연계한 신사업 구상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론 도시가스 회사가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햐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큰 그림을 가지고 있단 점에서 앞으로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이는 단순히 한 도시가스업체의 성장 스토리만이 아니라 도시가스 산업 자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양에너지는 지난 한 해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 등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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