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타이어산업]합성고무 과점 LG화학, 코로나19 여파 '촉각'유럽·미국 이동제한에 2분기 고무·ABS 수요 약세 전망
이아경 기자공개 2020-05-06 08:12:11
[편집자주]
격변하는 완성차 관련 사업군에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웠다. 수많은 산업군 중에서도 특히 고민이 깊어지는 곳은 타이어 업계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자동차 유동량이 줄며 타이어 관련 산업 전체가 침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파장은 타이어 원재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위기감이 고조된 국내 타이어업계를 더벨이 긴급진단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완성차와 타이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공장 문을 닫으면서 코로나19 여파는 올해 2분기에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코로나19가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어 관련 원재료를 공급하는 석유화학업계도 1분기보다 2분기 수요 약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금호석유화학과 함께 합성고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LG화학 역시 코로나19 여파의 사정권에 들어있다. LG화학은 타이어의 원료인 부타디엔 고무(BR)와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 뿐 아니라 친환경·고성능 타이어에 주로 사용되는 솔루션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SBR) 등을 생산한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등 국내 주요 타이어업체들은 합성고무를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에서 구입한다.
LG화학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1분기보다 2분기 관련 제품의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합성고무의 주요 수요처인 타이어 업계가 완성차 공장의 가동률 하락에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 등은 지난달부터 해외 공장은 물론 국내 공장까지 가동 중단을 반복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국내 타이어 3사는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아 2분기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비교적 코로나19가 잠잠해진 한국·중국 등과 달리 미국과 유럽의 경우 이동제한 조치가 지속되며 실물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신차용(OE) 글로벌 타이어 판매는 유럽과 미국에서 전년동월대비 각각 37%, 34% 감소했고, 교체용(RE)도 같은 기간 21%, 19% 각각 감소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타이어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부진한 실적이 2분기에 극대화되면서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실적 부진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합성고무 외에도 자동차에 들어가는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코로나19에 따른 판매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엔진부품에 적용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과 자동차 내장재 및 헤드램프, 리어램프, 사이드미러 등 외장재 등에 들어가는 ABS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LG화학의 ABS 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기준 56%이며, 글로벌 기준으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적을 보면 합성고무 실적이 포함된 고무·특수수지 부문은 석유화학사업 내 매출비중이 매년 11%로 동일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2018년 1분기 4204억원이던 고무·특수수지 매출액은 작년 1분기 4002억원으로, 올해 1분기 3911억원으로 감소했다. 연 매출액은 2018년 1조9028억원에서 지난해 1조6857억원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이전부터도 완성차 업체의 부진이 지속된 영향을 받은 탓이다.
ABS의 경우 매출 비중은 분기마다 축소되고 있다. 작년 1분기 석유화학사업 중 31%였던 매출 비중은 작년 4분기 29%, 올 1분기 27%로 감소했다. 매출액도 같은 기간 1조1695억원에서 지난 1분기 1조157억원으로 13% 줄었다. 연 매출은 2018년 5조1015억원에서 4조7277으로 감소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지역별 제품 출하 변화와 관련해 "제품별로 보면 타이어 관련 제품의 약세가 예상된다"며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이동제한 조치로 SBR과 ABS 등의 매출이 2분기에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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