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타이어산업]한국·금호·넥센, 근거리 사정권 '노심초사'완성차 생산 차질·판매 부진에 타격…외형·이익 악화 불가피
김경태 기자공개 2020-04-17 09:32:52
[편집자주]
격변하는 완성차 관련 사업군에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웠다. 수많은 산업군 중에서도 특히 고민이 깊어지는 곳은 타이어 업계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자동차 유동량이 줄며 타이어 관련 산업 전체가 침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파장은 타이어 원재료를 생산하는 석유화학업체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위기감이 고조된 국내 타이어업계를 더벨이 긴급진단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자동차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이 생산과 판매에서 '이중고'를 겪는 탓에 관련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자동차부품인 타이어를 생산하는 곳들도 예외가 아니다.국내 타이어제조사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3곳이다. 모두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약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번 재난으로 국내외에서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이미 일부 공장 가동 중단이 있었고 판매량 감소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복병' 코로나19 탓 생산 중단·판매 차질 이중고…외형 축소 불가피
국내 타이어업계는 3사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매해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뒤를 이었다. 3사의 연결 매출 단순 합계는 2013년에 12조원을 넘었다. 하지만 이듬해 12조원대가 깨진 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1조원대를 나타냈다. 작년에는 11조2748억원으로 전년보다 0.6% 감소했다.
3사의 매출 합계 감소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부진 탓이다. 한국타이어의 2013년 연결 매출은 7조원을 넘었다. 그 뒤로 매해 7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했지만 늘 빗나갔고 6조원대를 나타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가 부진한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금호타이어 역시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다른 문제가 더 크게 작용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속해 있던 때 그룹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리스크가 전이됐고 본업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2012년 연결 매출이 4조원을 돌파했지만, 이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2조3691억원으로 전년보다 7.4% 줄었다. 2013년부터 7년 연속 감소다.
이미 호황 때보다 외형이 축소된 상황이라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에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타이어제조사들의 최대 고객은 완성차업체다. 코로나19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영향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금호타이어 역시 올해 2월초 완성차업체의 공장 가동 중단에 따라 광주공장, 곡성공장, 평택공장에서 생산을 멈췄다. 한국타이어는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했다. 이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3사 중 유일하게 외형 성장세에 있던 넥센타이어도 안심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넥센타이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작년에 사상 처음으로 연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금호타이어와 매출 격차를 3000억원대로 줄이며 맹추격했다.
올해도 호실적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에 스텝이 꼬였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3월1일부터 같은달 2일까지 이틀간 창녕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당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제적인 방역 작업을 하기 위한 조치였다. 창녕공장은 넥센타이어의 핵심 기지로 작년 매출의 3분의 1가량을 책임진 곳이다. 매출 2조원 고지를 밟자마자 내려올 위기에 처했다.
◇수익성 반등·경영 정상화 등 '시험대'
매출처럼 3사의 영업이익 합계도 최근 3년간 1조원을 하회하며 부진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합계 역시 마찬가지다. 고정비가 지출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면 올해 영업이익도 타격을 받고 당기순이익 역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한국타이어는 최근 3년간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에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2016년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었지만 그 뒤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대표이사로 올라선 2018년 이후 가파르게 감소했다. 작년에는 5439억원까지 줄면서 3사 영업이익 합계 감소의 영향을 미쳤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571억원, 7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타이어와 더불어 3사의 영업이익 합계가 급감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작년에는 영업이익 594억원을 거둬 흑자로 돌아서면서 부활의 기대감을 키웠다. 영업이익 턴어라운드는 전대진 사장이 올해 초 3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돌아가면서 역임하는 대한타이어산업협회장에 취임하게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복병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다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도 있는 비상 상황을 맞이했다. 경영 정상화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여기에 전 사장이 업계를 이끄는 협회의 수장이 된 만큼 어깨가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뿐 아니라 업계 전체의 현안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는 3사 중 수익성에서도 가장 견조한 흐름을 보여왔다. 금호타이어가 그룹 이슈로 휘청거리던 틈을 타고 2015년부터 영업이익 2위로 올라섰다. 작년까지 5년 연속 금호타이어보다 우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수익성 개선이 주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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