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 조시영 회장, 대창그룹 '매출 1조' 신화 [진격의 중견그룹]①서원·에쎈테크 등 황동류 비철금속 외길, 오너2세 승계 이슈 가시화
신상윤 기자공개 2020-05-14 08:27:58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1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와 반도체, 조선 등은 한국이 세계 시장에 자랑스럽게 경쟁력을 내세운 산업군이다. 그리고 이 같은 최첨단 산업군 내면엔 드러나지 않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다양한 뿌리산업이 존재한다. 뿌리산업 가운데 황동봉 등 비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일군 대창그룹은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견뎌내며 국내 대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대창그룹은 1974년 4월 설립된 대창공업사를 모태로 한다. 창업자 조시영 회장은 서울 영등포 '금속쟁이'들이 만든 거친 쇳가루 틈에서 눈여겨봤던 황동 시장에 '올인(All-in)'했다. 당시 황무지와 같았던 국내 황동 시장은 주요 기간 산업의 발전과 맞물려 본격적인 성장 발돋움을 했다. 서울 문래동에 터를 잡은 대창공업사는 조 회장 특유의 집념과 성실함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그는 국민의 해외 출국이 어렵던 시기에도 일본과 독일 등을 찾아 선진 기술을 학습했다. 대창공업사도 1977년 법인으로 전환시켜 황동봉 등 비철금속산업 태동의 본격적인 문을 열었다. 1985년 안산(반월)공장 준공, 1989년 유가증권(코스피) 상장, 1995년 시화공장 준공 등 그룹사 도약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특히 안산공장은 화목(火木)을 이용한 용해와 가공의 전통 방식을 전기로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였다.
대창그룹은 비철산업 외길을 걸으며 외풍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그룹의 뿌리인 대창은 구리와 아연을 합금해 만든 황동봉을 주력 상품으로 한다. 황동봉은 반도체와 전기, 전자부품,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첨단산업에 활용되는 기초소재다. 대창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국내 황동봉 시장의 점유율은 40%를 웃도는 상황이다.
조 회장 일가는 대창을 비롯해 황동 빌릿(Billet)과 황동 잉곳(Ingot) 등을 주력으로 하는 ㈜서원과 냉공조용 등 동합금 제조 전문기업 ㈜에쎈테크, 동 파이프 등 생산기업 ㈜태우, 철강 및 특수강 압연 제조기업 ㈜아이엔스틸인더스트리 등을 주요 계열사를 거느린다. 이 가운데 대창과 서원은 유가증권에, 에쎈테크는 코스닥 시장에 각각 상장돼 있다.
지난해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대창과 서원, 에쎈테크, 태우, 아이엔스틸인더스트리 등의 단순 합산 매출액은 1조6642억원이다. 대창그룹은 2010년 합산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서며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그룹 내 매출 기여도는 단연 대창이 앞선다. 대창은 2013년 12월 종속회사로 편입된 태우가 연결 매출액에 반영되며 이듬해 1조323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창그룹의 성장은 단연 글로벌 경쟁력이다. 설립 초기부터 내수가 아닌 수출로 방향타를 잡은 대창그룹은 주요 계열사들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창은 1998년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외자를 유치하는 등 기술 경쟁력은 입증받았다. 2008년에는 '3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황동봉 제품은 글로벌 수요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후발주자였던 대창은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현재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51%가량이 수출로 거둬들였다. 다른 계열사도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서원은 국내 KS마크를 취득한 황동 잉곳을 기반으로 지난해 매출액 가운데 60% 이상을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일으켰다. 에쎈테크도 모회사 대창의 판매망을 활용해 매출의 28% 이상을 수출로 일으키고 있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1조 매출'의 중견그룹으로 거듭난 대창그룹은 2세 승계가 가시화된 상황이다. 계열사 가운데 서원은 조 회장 일가의 승계 핵심이다. 조 회장 일가는 서원의 지분 38.69%를 갖고 있다. 1944년생으로 만 75세인 조 회장이 고령임을 고려할 때 승계 이슈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창그룹은 현재 '조 회장 일가→서원→대창→에쎈테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대창이 서원 지분율 27.8%를 보유해 양사는 재무제표로 연결돼 있지 않다. 조 회장은 슬하에 경호·정호 두 아들을 두고 있으며, 계열사 임원을 역임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SNT모티브, 우수한 '경영성과' 가린 아쉬운 운영 방식
- '시공능력 99위' 보미건설, 캠코 담보채로 유동성 숨통
- [엔지니어링업 리포트]도화엔지니어링, '설계·CM' 부진에 이례적 분기 적자
- 디벨로퍼 시티코어, 서소문 사업성 개선에 '본PF' 기대
- [건설사 인사 풍향계]삼성물산 건설부문, 긴장감 더하는 '외부 영입' 눈길
- [건설부동산 줌人]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직급, '부사장→사장' 재격상
- SK에코플랜트, 리스크 전담 'BRM센터' 신설
- [건설사 인사 풍향계]현대엔지니어링, '재무통' CEO 체제 전환 눈앞
- 극동건설, 웅진 '렉스필드CC' 증자 참여 '외통수'
- '일본 골프장 인수' 웅진그룹, 극동건설 반대 '정면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