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운용, 양호한 성과불구 '日4차산업펀드' 고민 [Fund Watch]2019년 수익률 20% 상회 불구소규모펀드 전락…고유자금 추가 투입 가능성
이효범 기자공개 2020-05-19 07:55:49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5일 10: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일본 비즈니스 확대 일환으로 2018년 출시했던 '일본4차산업혁명펀드'를 두고 고심 중이다. 출시 2년을 앞두고 있지만 원활하지 않은 자금모집 탓에 소규모펀드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양호한 수익률로 기대감을 모으면서 운용사 입장에서는 청산하는데 아쉬움도 있다.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모펀드인 '한국투자일본4차산업혁명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에 투자하는 9개 클래스펀드를 모두 소규모펀드로 공시했다. 이 펀드는 지난 2018년 7월 30일 최초 설정됐다. 아시아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해 공략했던 일본에서 들여온 상품이다.
특히 한국, 중국 4차산업혁명 펀드를 잇따라 흥행시키면서 일본으로 투자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설정한 펀드다. 일본 최대 자산운용사인 AMOne(Asset Management One)의 펀드에 재간접 투자한다. AMOne은 자율주행, 의료 및 헬스테크, 스마트농업, 핀테크 등 일본 증권시장에 상장된 4차 산업 관련 종목을 주로 편입한다.
펀드 설정 초기 신한은행과 판매계약을 맺으면서 기대감도 있었다. 증권사에 비해서 은행이 세일즈파워가 크기 때문이다. 수익률만 양호하다면 판매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펀드는 2019년 1년 동안 수익률 24.05%를 기록했다. 벤치마크 15.97%를 8.08%포인트 상회하는 수치였다.
올들어 수익률이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누적수익률은 마이너스(-) 수치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적으로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빠른 수익률 회복세를 보였다. 그 결과 지난 13일 기준 누적수익률은 -5.02%이다. 벤치마크 대비 5.51%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이 펀드는 출시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다. 그동안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일본 증시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는 거의 없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운용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베트남펀드를 일본에 출시해 흥행몰이했다. 반대로 일본 운용사 펀드를 국내로 수입해 공급했던게 일본4차산업혁명펀드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일본펀드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한 시도였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이 펀드는 설정액 50억원을 하회하면서 지난달 2일 기준 소규모펀드로 전락했다. 작년 7월 출시된지 1년만에 소규모펀드가 됐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고유자금을 투입해 운용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들어 또다시 자금이 빠져 소규모펀드로 다시 낙인 찍혔다. 소규모펀드는 최초 설정 후 1년이 지난 뒤 순자산이 50억원 미만인 펀드를 의미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선택은 크게 3가지다. 고유자금을 또한번 투입해 소규모펀드를 해지시키거나, 이와 반대로 아예 청산시킬 수도 있다. 이밖에 소규모펀드로 운용을 이어가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부담도 적지 않다. 소규모펀드와 관련된 모범규준에 따르면 5월말, 9월말, 12월말 기준으로 소규모펀드가 3개 이상이거나, 공모추가형 펀드 중 소규모펀드 비중이 5%를 넘는 운용사는 신규펀드를 설정할 수 없다. 지난 4일 실시한 공시를 살펴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소규모펀드 비율은 7.46%로 5%를 넘긴 상태다. 신규펀드 출시를 위해서는 소규모펀드를 정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베트남펀드 일본 판매 흥행, 일본 부동산펀드 국내 완판 등과 같이 일본 비즈니스 확대 일환으로 출시한 펀드였지만 예상만큼 투자금이 모이지 않았다"며 "향후 추가로 고유자금을 투입할지에 대해서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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