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자율 메리트로 투심 잡는다 [발행사분석]코로나19 이후 첫 발행, '-0.30~+0.30%' 제시…최대 3000억 증액 발행
강철 기자공개 2020-05-26 14:24:3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5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공모 회사채로 최대 3000억원을 조달한다. 확보한 자금은 다음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를 상환할 예정이다.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우량 계열사에서 나오는 수익을 기반으로 장기간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모집액 충당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월보다 가산 금리 밴드를 넉넉하게 설정하며 투자자에게 메리트를 제공한 점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AA+ 안정적', 26일 수요예측…최대 3000억 증액
SK㈜ 재무실은 현재 292회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세부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모집 예정액은 2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트랜치는 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10년물 500억원으로 구성했다.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주관사단은 오는 26일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모집액 2000억원을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올 경우 가산 금리 등을 고려해 발행액을 최대 30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납입일은 다음달 3일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이번 292회차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아웃룩을 A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룹 지주회사로서의 확고한 위상 △배당금·상표권을 기반으로 하는 안정적인 수익성 △양호한 현금흐름과 재무 융통성 등을 평정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 E&S 등 주력 계열사에서 들어오는 배당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2017년 6920억원 수준이던 SK㈜의 배당금 수익은 2018년 8300억원, 지난해 1조2475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9900억원의 수익을 냈다.
SK㈜는 공모채로 마련하는 자금을 전액 회사채와 CP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오는 6월 3일 259회차 7년물 1000억원, 8월 30일 272회차 7년물 6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다음달 말에는 단기 자금 융통을 위해 2019년 4월 발행한 CP 300억원도 갚아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첫 발행…금리밴드 넓혀 투심 자극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삼천리 등 이달 공모채를 발행한 AA+ 기업들은 모집액의 4~5배에 달하는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그 결과 증액 발행에도 한자릿수 가산 금리를 확정하는 등 만족할만한 이자율을 기록했다. AA급 회사채를 선호하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는 이들 기업의 수요예측에 잇달아 참여하며 흥행을 주도했다.
AA+ 발행사들의 전례를 감안할 때 SK㈜도 어렵지 않게 모집액 2000억원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SK㈜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2015년 이래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한번도 미매각을 기록하지 않은 점도 완판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올해 2월 실시한 291회차 공모채 모집에는 1조6300억원의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발발한 이후 첫 발행이라는 점은 과거와 다른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변수다. 업계에선 아직 회복되지 않은 회사채 시장 분위기를 거론하며 SK㈜가 예전처럼 마이너스 가산 금리 구간에서 모집액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SK㈜와 같은 AA+ 발행사인 SK에너지는 지난달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3년물 +0.29%, 5년물 +0.49%, 10년물 +0.60%의 높은 가산 금리를 기록했다. 글로벌 정유업 위기로 인해 한껏 위축된 투자 심리를 금리 구간 확장으로 극복했다.
SK㈜도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감안해 이번 공모채의 가산 금리 구간을 예전보다 넓은 '-0.30~+0.30%'로 제시했다. 지난 2월 291회차 발행 당시 금리 밴드는 '-0.15~+0.15%'였다. -0.30~+0.30%은 삼천리, 현대자동차와 동일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시장 분위기가 크게 변했기 때문에 지난 2월처럼 마이너스 가산 금리를 확정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며 "SK㈜와 주관사단도 이번 수요예측 결과를 어느 때보다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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