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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 한국물 데뷔전 성황…미국 투심 잡았다 [Korean Paper]높은 시장 지위, 사업 안정성 부각…그룹 리스크 전이 가능성 '제한적'

피혜림 기자공개 2020-05-26 14:24:5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5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밥캣이 미국 자회사 'Clark Equipment Company(이하 CEC)'를 통해 글로벌 채권시장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뤘다. 해당 채권은 CEC가 발행하는 담보부채권으로, 두산밥캣이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형태다.

이번 딜은 미국 시장 내 두산밥캣의 높은 시장지위와 수익 안정성 등에 힘입어 무난히 완판을 기록했다.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두산그룹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강하게 부각한 것 또한 영향을 미쳤다.

흥행에 힘입어 두산밥캣은 같은달 발행한 동일만기의 BBB급 선순위채권과 비교해도 낮은 금리로 조달에 성공하게 됐다. 두산밥캣의 크레딧이 BB급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다.

◇두산밥캣, 남다른 위상 입증…주문 폭발, 데뷔전 성사

두산밥캣의 미국 자회사 CEC는 22일 모회사 지급보증을 활용해 3억달러 규모의 담보부 글로벌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만기는 5년물로, 2년후 조기상환할 수 있도록 콜옵션(call option) 조건을 달았다. 이번 딜은 두산밥캣의 신용보강으로 발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국내 기관 발행물로 분류된다.

투심은 뜨거웠다. 발행 직전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두산밥캣 신용등급(Ba3) 아웃룩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꾸는 등 크레딧 개선 기대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투자 수요는 견조했다. 21일 아시아 시장에서 진행한 사전 탐색(whispering) 과정에서 발행금액을 뛰어넘는 주문이 들어 왔다. 이어 같은날 오후 미국 장 개시후 본격적인 투자자 모집에 돌입하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렸다.

미국 시장 내 안정적인 실적과 우수한 시장 지위 등이 투심을 이끌었다. 두산밥캣은 50여년간 북미소형건설기계시장 내 점유율 1위를 지켜오는 등 미국 내 인지도가 상당하다. 연간 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꾸준한 실적으로 안정성 역시 인정받고 있다.

◇미국 투심 압도적, 금리 절감 효과 '톡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채권 매입으로 하이일드채권에 대한 투심이 회복된 점 역시 흥행을 이끌었다. 미국 시장 내 하이일드채권에 대한 투심 회복 기류가 뚜렷한 반면, 해당 시장 내 파산 우려가 높아지는 기업들이 증가하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으로 올리고 있는 두산밥캣에 대한 신뢰도가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내 견조한 투심은 채권 물량 배정에서도 드러난다. 3억달러 중 70% 이상이 미국에 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물은 통상적으로 70% 가량을 아시아와 유럽 기관이 가져간다. 투자자 모집에는 140개 이상의 기관이 참여해 총 25억달러 규모의 주문이 집계됐다.

흥행에 힘입어 금리 절감 효과 역시 톡톡히 누렸다. CEC는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로 6.5%를 제시했으나, 투심을 기반으로 최종 발행금리를 5.875%까지 끌어내렸다. 이달 7일 BBB급 크레딧물에 해당하는 GM이 5년물 채권을 6.125%에 발행했다는 점에서 투자등급 발행물보다도 낮은 금리를 달성한 것이다.

해당 채권의 신용등급은 BB급 수준이었다. 무디스와 S&P는 CEC가 발행하는 이번 담보부채권 등급으로 각각 BB3, BB+를 부여했다. 무디스는 이번 담보부채권 등급을 두산밥캣 크레딧과 동일하게 부여한 반면, S&P는 1 노치(notch) 높은 등급을 부여했다.

◇그룹 최초 자기등급 발행…지원가능성 제한, 설득 주력

이번 딜은 두산그룹이 최초로 계열사 크레딧으로 글로벌 채권발행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과거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 두산파워시스템 등 일부 계열사가 외화채를 발행했으나 모두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보증으로 신용도를 보강한 크레딧물이었다.

두산밥캣은 이번 딜에 앞서 두산그룹 리스크 여파를 최소화 하는 데 주력했다. CEC는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OC)에 배당 등을 통해 그룹에 유출되는 자금이 일정 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담아 그룹에 대한 지원이 제약됐다는 점을 적극 드러냈다.

컨퍼런스콜 등에서도 이같은 노력은 이어졌다. CEC는 코로나19 여파 등을 고려해 프라이싱 전 투자자와 비대면 접촉에 나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라는 위치 등으로 인해 그룹에 대한 지원 방법 등이 제한된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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