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KB·우리·NH금융에 쏠리는 눈 [신한·하나 글로벌사업 MOU] 현 글로벌전략 유지, 실효성 여부 단계별 주시
진현우 기자/ 김현정 기자공개 2020-05-27 10:45:0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6일 16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하나금융이 글로벌 협력을 전제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KB·우리·NH농협금융그룹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세 금융그룹은 현재 글로벌 전략 기조를 유지하되 신한·하나금융의 글로벌 협업수준 정도와 효과는 계속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이번 글로벌 협업의 시사점은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한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 사례를 보면 대부분 팔로우(Follow) 전략이다. 한 곳에 뭉쳐 다니다 보니 정해진 파이를 계속 나눠먹을 수밖에 없고 불가피한 출혈경쟁이 발생하게 된다. 여신상품을 개발하더라도 금방 모방이 이뤄져 해외보다는 국내 은행들 간 경쟁이 되기 일쑤다.
물론 은행업 특성상 진출 전략을 차별화하기 쉽지 않고 타깃대상 고객도 겹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간 국책금융기관(산업은행·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 등)과 시중은행 간의 글로벌 협업사례는 비일비재한 반면 시중은행들 간의 협업 시도는 실제 성사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도 앞선 이유와 무관치 않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세 금융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미칠 영향은 당장 없을 전망이다. 각 사마다 집중하고 있는 진출국가도 다를 뿐더러 실제 신한·하나금융의 협업모델이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지 현업에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협업체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금융지주별로 각자 연합군을 형성하는 것보단 다섯 곳(신한·하나·KB·우리·농협)이 파트너십 형태로 합치는게 낫다는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결국 관건은 법적 구속력 없는 MOU가 실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다. 세 금융기관은 이를 지켜본 뒤 글로벌 전략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A은행 글로벌 관계자는 “해외 금융기관 M&A를 할 때 계속해서 경쟁만 하게 되면 매도자 눈높이를 높여줘 피인수기업의 밸류에이션만 높여주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신한·하나금융그룹이 해외사업 부문에서 MOU를 체결키로 한 행보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그 자체만 떼어놓고 보면 분명 유의미한 이벤트”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전략 제1원칙은 ‘선진국=투자금융(IB), 개발도상국=리테일’이다. 사실 인프라·항공기·부동산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공동대출(신디케이션론) 부문은 기존에도 계속해서 협업이 이뤄진 사업부문이다.
단순히 한 곳이 신디케이션론을 소싱해 함께 들어가는 것보다는 합작투자 형태로 지분투자(M&A)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협업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지분투자는 힘의 우위가 결정돼야 하는 만큼 이를 조율하는 건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과거 인연을 통해 MOU 체결까지는 이뤄졌지만 공동투자는 각 사의 첨예한 이해관계와 역학관계를 철저하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B은행 관계자는 "MOU가 지향하는 구체적인 협업부문이 무엇인지에 따라 향후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지, 아니면 메아리 없는 구호에 그칠지 드러날 것"이라며 "수익성 제고효과의 발생 여부 따라 KB·우리·농협금융 등의 글로벌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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