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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커진 회사채 시장, 미청약 증가세 [Market Watch]코로나19 이후 증가폭 확대…두달간 미매각 인수액 7000억

임효정 기자공개 2020-06-11 15:42:4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년간 감소세를 이어왔던 회사채 시장의 미청약인수금액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의 수급 미매칭으로 모집액을 채우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다.

상반기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미청약인수액은 지난 한 해 규모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우량채로 구분했던 AA급에서도 미매각이 발생하며 미청약인수액은 더욱 늘어난 양상이다.

◇2019년 미청약액 이미 넘어서…95%, 코로나 이후 발생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9일 기준 회사채(SB, FB)시장 내 미청약인수금액은 7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000억원대의 미청약인수금액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청약 규모가 빠르게 늘어났다. 전체 규모의 95% 이상이 4월 회사채 시장이 재개된 이후 발생했다. 2분기 들어 집계된 미청약인수금액은 6810억원에 달한다. 수요예측 이후 아직 발행을 마무리하지 않은 건수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청약인수금액은 2012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제도 도입 이듬해 8조원에 달했던 미청약인수액은 해를 거듭할수록 큰 폭으로 줄어 2017년에는 조단위를 벗어났다. 기관투자자의 투심이 회복된 데다 발행사도 적정 금리 대에서 투자를 유인하며 수급 매칭이 이뤄진 결과다. 넘치는 투자수요에 힘입어 2018년에는 미청약인수금액이 1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다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상반기까지 미청약인수액은 50억원에 불과했지만 하반기 들어 5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한·일과 미·중 분쟁 등이 잇따라 격화되고 경제성장률 전망이 더 어두워지면서 기업의 신용도 리스크가 한층 커진 시기다.

◇AA급 미매각 건수 증가…미청약인수액 늘어날 전망

올해 미청약인수액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데는 AA급의 미매각 영향이 크다. 통상 미청약인수액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A급 이하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 지난해 발생한 미청약인수 전액 모두 A급 이하 회사채에서 나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절반가량이 AA급에서 나온 물량이다. 포스파워, 한화솔루션, KCC 등 AA급 발행사의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결과다. AA급 미청약인수액에 호텔신라와 롯데쇼핑의 딜도 포함됐다. 다만 두 딜의 경우 최대 증액치까지 발행하는 과정에서 인수단이 투자자가 확보되지 않은 물량을 가져간 사례다. 두 곳 모두 인수 프로그램에 신청한 결과 인수단인 산업은행이 나머지 물량을 책임졌다.

올해 미청약인수액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데다 회사채 발행을 미룬 비우량채 기업 중 상당수가 하반기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A급은 상당수가 몸을 사리고 있지만 정책금융 지원이 추가로 이뤄지면 다수가 시장에 나와 투심을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와 발행사간 눈높이를 맞추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미청약인수액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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