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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모태펀드]15년만에 AUM 5조로 성장…한국형 모펀드 우뚝①'전문성·독립성' 펀드출자로 방향 선회…누적 출자금 7조

이윤재 기자공개 2020-06-16 09:37:50

[편집자주]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펀드에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의 모태펀드가 출범했다. 운용기한은 30년으로 장기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창조경제와 제2벤처붐 등 여러 정책과 맞물리며 모태펀드는 단기간에 규모를 확장했다. 반환점인 15년을 지난 현재 모태펀드의 그간 성과와 주요 지표들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5년은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에 한 획을 그었던 해다. 30년을 기한으로 벤처투자 생태계에 자금을 공급하는 모태펀드가 출범했다. 주무기관인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을 중심으로 첫발을 뗀 모태펀드는 반환점을 지난 현재 5조원대 자금을 굴리는 모펀드로 발돋움했다.

정부주도로 만들어진 모태펀드는 다른 국가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한국형 모펀드'로 평가받는다. 마중물 역할에 대해서는 현재 갑론을박이 치열하지만 성숙하지 않았던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의 판을 키웠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생겨나고 모태펀드 자펀드들로부터 자금을 공급받아 성장해나갔다.

◇ 펀드출자로 방향 전환해 탄생…벤처 생태계 기틀 마련

2004년 정부는 벤처 활성화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벤처투자가 'IT버블'을 겪으며 급격히 위축됐던 시기다. 정부주도 직접 투자 방식에 한계도 감지됐던 상황이었다.

기존 중소기업진흥기금을 활용한 벤처펀드 출자 방식에서도 여러 문제점들이 제기됐다. 최소 7~8년 수명을 가진 벤처펀드의 특성을 고려하면 단년도 회계방식보다는 모펀드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모펀드 형태를 택하면 회수재원을 다시 귀속시켜 재출자하는 방식도 가능했다.

벤처특별법이 개정되면서 운용 근거가 마련됐고 2005년 모태펀드가 출범했다. 정부가 지분을 출자했던 다산벤처가 직접투자 기능을 없애고 펀드 관리업무만 맡기로 했다. 출자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문성도 키우자는 판단이었다. 간판도 한국벤처투자(KVIC)로 바꿔 달았다. 운용기간은 30년으로 지속적인 자금 공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모태펀드의 주요 유한책임출자자(LP)는 정부기관들이다. 각자가 산발적으로 관리하던 진흥기금 등이 모태펀드로 일원화됐다. 출자받은 자금은 개별 계정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각 정부부처가 출자자로 참여할 수록 계정 수도 늘어나는 구조다. 중진계정(중소벤처기업부) 하나로 시작한 모태펀드는 지난해말 기준 14개 계정을 운용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다양한 산업영역에 걸쳐 모태펀드 자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모태펀드 설립은 국내 벤처캐피탈 역사에서도 주요한 변곡점 중 하나였다"며 "융자 방식으로 이뤄졌던 벤처펀드가 출자 방식으로 바뀌면서 민간의 전문성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5조 규모로 성장…회수재원 포함 누적출자 7조 육박


모태펀드는 올해초 기준으로 5조원대 자금을 굴리고 있다. 설립 초창기 모태펀드 규모가 1700억원 안팎이었던 걸 감안하면 100배 넘게 커진 셈이다. 1조원대 자펀드 조성이라는 출범 당시 목표는 5년차였던 2009년에 일찌감치 달성했다. 창조경제, 제2벤처붐 등 정부정책이 벤처투자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연스레 모태펀드 운용자산이 늘었다.

출자→회수→재출자라는 모펀드 특성을 감안해 누적 출자액을 살펴보면 현재 모태펀드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세간에 깊숙이 자리 잡은 벤처투자는 손실만 낸다는 인식과 달리 실제로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회수금액의 재출자를 포함한 누적출자 규모는 7조6793억원에 달한다. 상당한 회수이익이 발생한 셈이다.

커지는 규모 만큼 생태계에도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 지난해말까지 주목적 투자처에 부합하는 인정투자금액(누적)은 16조원에 달한다. 모태펀드와 민간자본이 결합돼 승수효과가 나타났다.

앞선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면서 벤처 생태계가 확장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며 "많은 업체들이 모태펀드 하위펀드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성장하며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성과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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