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이노비오, 미국서 법적공방…공동 R&D도 '타격' 코로나19 DNA백신 두고 소송전…비용도 부담 요소
심아란 기자공개 2020-06-12 08:00:4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2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원생명과학과 이노비오가 미국에서 법적 공방을 앞두고 있다. 이노비오의 코로나19 DNA백신 개발이 진전되는 과정에서 양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한 모습이다. 진원생명과학은 그동안 이노비오와 연구개발(R&D) 과제를 공유해왔다. 관계에 균열이 생긴 이상 주요 파이프라인의 R&D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소송 비용에 대한 부담도 불가피해졌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노비오가 진원생명과학과 그 자회사인 VGXI를 상대로 미국 펜실베니아주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 업체가 코로나19 백신의 제조 관련된 정보를 넘기지 않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노비오는 코로나19 DNA백신(INO-4800)을 개발 중이며 미국에서 임상을 개시한 데 이어 국내에서 임상 1상과 2상을 승인 받았다. 현재 임상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입장문을 통해 '이 문제들이 법정에서 해결되기를 원한다'며 소송전을 예고했다. 이노비오의 제소에 대해서는 '지적 재산'을 취하려는 목적이라고 못박았다. 그동안 VGXI는 제조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했지만 이노비오가 제조 규모를 신속하게 높이기 위해 '협력'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노비오가 공급계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해 5월 7일에는 계약 종료도 통지했다고 전했다.
두 업체가 소송을 택한 만큼 앞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진원생명과학은 DNA백신 파이프라인 7개 중 세 가지를 이노비오와 공동개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메르스 DNA백신(GLS-5300)을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임상 1/2a상을 밟고 있으며 진원생명과학의 파이프라인 가운데 가장 진척된 과제다. 다만 이노비오와 훼손된 관계는 연구개발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진원생명과학은 이달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에도 "VGX파마수티컬스와 관계가 소홀해질 경우 이노비오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연구개발 중단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DNA백신을 비롯한 주요 파이프라인의 제품화 가능성이 현저히 감소해 당사의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VGX파마수티컬스는 진원생명과학과 이노비오의 연결고리다. 해당 업체는 이노비오의 완전 자회사이며 진원생명과학의 2대 주주이다. 이들의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면 '이노비오→VGX파마수티컬스→진원생명과학→VGXI'로 정리된다.
양사는 지카바이러스(GLS-5700)와 에볼라(INO-4212) 예방 DNA백신도 공유하고 있다. 에볼라 백신의 경우 진원생명과학이 이노비오에서 기술도입을 통해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임상 2상부터는 이노비오가 개발하기로 돼 있다.
R&D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진원생명과학은 소송에 따른 비용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역시 2019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음(-)의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중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환사채(CB)나 유상증자 등 자본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2016년 이후 현재까지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금액은 총 820억원이다. 이달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760억원 가량을 마련할 계획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소송과 관련해서는 입장문 외에 추가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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