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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건설채 자존심 세우나…흥행요인 다 갖췄다 [발행사분석]신용등급 상향 트리거 충족…시장친화적 금리도 제안

이경주 기자공개 2020-06-15 14:00:0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2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건설(A-, 안정적)이 코로나19 파장 이후 침체된 건설사 공모채 수요예측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흥행요인을 두루 갖췄다. 실적과 재무개선을 이루며 신용등급 상향트리거를 충족시켰다.

반면 금리는 시장친화적으로 제시했다. 희망금리밴드를 이례적으로 고정금리로 제시했다. 개별민평보다 최대 100bp 가량 높은 수치다. 코로나19로 낮아진 건설채 평판을 의식한 겸손한 몸값 책정이다.

◇3대 신평사 상향트리거 충족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올 1분기말 기준 3대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상향트리거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부터 2개 분기 연속 충족이다.

한신평은 이번 공모채 본평가에서 상향트리거로 별도기준 △조정 부채비율(상환우선주를 차입으로 간주한 부채비율)이 350% 이하로 개선 △영업이익률 3% 이상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로 제시했다. 나신평은 △조정부채비율 400% 미만 △영업이익률 2% 상회다.

한국신용평가 SK건설 신용등급 상향검토 요건

SK건설은 올 1분기 말 기준 조정부채비율은 332.8%이며, 영업이익률은 6.9%였다. 지난해 말 기준 조정부채비율은 337.2%, 영업이익률은 3.5%였다. 한신평과 나신평 요건을 지난해말부터 올1분기까지 연속 충족했다.

특히 방향성이 긍정적이다. 코로나19 파장 영향권인 올 1분기 지표가 작년 말보다 개선됐다. 올 1분기 말엔 조정부채비율이 전년 말보다 5%포인트 가량 하락하고 영업이익률은 3.4%포인트 상승했다.

한기평은 기준이 일부 다르지만 역시 2개 분기 연속 충족했다. 기준은 △조정순차입금/EBITDA 4.0배 이하 △조정부채비율 350% 이하 유지다. SK건설 올 1분기말 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는 3.8배, 작년 말은 2배로 요건을 만족시켰다.

IB(투자은행) 업계에선 올 2분기까지 상향트리거를 충족하면 신용등급 아웃룩이 긍정적으로 변경되거나 상향검토 대상 왓치리스트에 등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용등급 상승이 현실화 하면 SK건설 회사채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선 회사채 매매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SK그룹 계열 기반 사업 안정성

재무지표 개선 비결은 손실이 났던 해외사업이 마무리되는 동시에 수익성이 양호한 SK그룹 계열 기반 수주가 늘고 있는 덕이다.

SK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순위 11위권인 SK그룹 대형 건설사다. 화공과 발전 플랜트를 중심으로 건축, 토목으로 다변화된 공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올 1분기말 기준 지주사 SK㈜가 지분 44.9%를 보유하고 있다.

SK건설은 2018년 7월 건축을 맡은 베트남 라오스 댐 붕괴 사고로 같은 해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하는 저력을 보였다. 2018년 매출은 6조4358억원, 영업이익 8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1.3%로 전년(3.1%)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했다. 라오스 사태 관련 731억원의 영업손실을 인식한 여파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7조8440억원, 영업이익 2710억원을 기록하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3.5%가 됐다. 전년 일회성 비용효과가 제거 된데다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공사로 인한 매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SK그룹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매출은 2조9520억원으로 전년(2조4967억원)에 비해 3500억원 가량 늘었다.

올해도 코로나19 파장에도 불구 실적 개선세를 잇고 있다. 올 1분기 매출 1조8253억원, 영업이익 12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6.5%, 영업이익은 100.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6.9%로 평소보다 크게 높아졌다.

올 연간 흐름도 연 초와 비슷할 것이란 관측이다. 경기에 민감한 주택사업 비중이 작은 반면, 주력인 화공플래트(매출 비중 42%) 쪽에서 SK그룹 계열 기반 매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최근 손실을 기록한 쿠웨이트, 칠레, 라오스 등의 프로젝트가 준공이 임박하면서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인식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매출 3배에 달하는 수주잔고와 향후 계열 내 반도체, 화학 부문으로부터 지속되는 발주를 바탕으로 현 수준의 사업기반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는 시장친화적, 흥행에 만전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에 올 연간 전망도 양호하지만 이번 공모채 금리는 시장친화적으로 제시했다. 직전 주자였던 GS건설과 한화건설이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달을 내 건설채에 대한 평판이 저하된 것을 의식했다.

SK건설은 오는 16일 수요예측에서 공모채 1000억원을 모집한다. 2년물 300억원과 3년물 700억원이다. 희망금리밴드는 고정금리로 2년물은 2.6%~3.6%, 3년물은 2.8%~3.8%로 제시했다. 이달 10일 기준 SK건설 2년물 개별민평은 2.613%, 3년물은 2.821%다. 밴드 최상단을 +100bp 수준까지 크게 늘려 잡았다는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SK건설은 계열 기반 사업 덕에 코로나19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하반기 신용등급 상승 기대감까지 있다”며 “우호적 여건에도 건설채 평판을 의식해 금리는 시장친화적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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