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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의 용병술, 기업그룹·금융 담당 '맞교체' 전문성 방점, 보수적 인사 체계 뒤집기…코로나 위기에 '영업 강화' 의지

김현정 기자공개 2020-07-01 09:27:3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30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조직과 관련해 ‘전문성’에 방점을 둔 인사배치를 단행했다. 특히 일부 임원 이동은 보수적으로 볼 수 있는 은행 조직의 직위 체계를 깨뜨린 결정이어서 '이례적 인사'란 평가를 낳고 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결단'이 담겼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인사를 단행하고 신광춘 기업금융단장(상무)을 기업그룹장으로 전보 발령냈다. 기존 이중호 기업그룹장(부행장보)이 기업금융단장 자리를 물려 받았다. 이 부행장보와 신 상무가 자리만 맞바꿨다.

기업금융단은 여신지원그룹 아래 소속된 조직이고 기업그룹은 별도의 거대 그룹이다. 그만큼 기업그룹이 기업금융단보다 규모가 크다. 기업그룹은 10개 본부 아래 600명 정도 인력이 소속돼 있고 기업금융단은 인력규모가 100명 정도에 불과하다.

기업금융단은 부실 위험이 있는 기업여신을 관리하는 곳이기 때문에 여신지원그룹 아래 놓여 있다. 기업그룹은 말 그대로 대기업 여신에 대한 ‘영업’을 하는 곳이다.

통상적으로 그룹의 최고책임자인 '그룹장'과 단의 최고책임자인 '단장' 자리를 부행장과 상무가 바꾸는 일은 흔치 않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이번에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추후 우리은행 기업금융의 성장을 위해 순전히 전문성만이 고려한 인사가 단행했다는 평가가 이로 인해 나온다.

기업금융단은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부실기업 및 부실징후기업들의 여신을 관리하는 곳이다.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올 하반기 아시아나와 두산그룹 등을 비롯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린 기업들이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행장보는 지난해 기업금융단장을 총괄 지휘한 인물이다. 5개월 만에 다시 그 자리에 돌아간 셈이다. 작년 우리은행 대기업여신의 대손충당금(1조6010억원)이 전년대비 33.5% 감소하는 등 양상을 보이면서 기업여신의 질적 개선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애초에 기업여신 관리를 잘 해야 은행 부실로 돌아오지 않는다”며 “작년 이 부행장보가 그런 역할을 잘 했으며 나름 성과도 많았던 만큼 이번 기회에 기업금융단에 전문가가 영입된 셈”이라고 말했다.

신광춘 상무는 기업금융 리스크 관리 등 분야보다 기업 영업의 정통 코스를 밟아온 인물이다. 2013년 기업영업전략부장을 맡았으며 바로 이어 2016년부터는 중앙기업 영업본부장을 담당했다. 올 2월 상무로 승진하면서 기업금융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업그룹은 상장기업이나 외감기업 등 굵직한 기업 영업을 담당하는 곳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기업그룹장은 마케팅 역량 등을 비롯, 폭넓은 영업 네트워크를 요하는 자리다. 신 상무는 이런 면에 강점이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다른 관계자는 “권광석 행장 취임 후 상반기에는 DLF 사후처리에 역점을 뒀고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 돼가고 있다”며 “하반기는 코로나 사태에도 영업 쪽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영업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리스크까지 만전을 기하려면 지금과 같은 인사 구성이 적합하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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