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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3자연합 반도건설만 BW 매입 나선 배경은조현아·KCGI 자금력 부족…입김 강해질 듯

최익환 기자공개 2020-07-06 11:26:3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3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건설이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고 있는 한진칼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추가 지분확보에 나선 가운데 3자연합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가 이번 BW를 청약하지 않은 배경은 무엇일까. 당초 추가 펀딩과 대출을 통해 BW를 매입하려했던 KCGI는 추가적인 대출 여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조현아 전 부사장 역시 자금동원력이 부족해 결국 반도건설만 나섰다는 설명이다. 향후 3자연합 내에서도 반도건설 측의 입김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청약을 마감한 한진칼의 BW 자금모집에서 △반도건설 △한영개발 △대호개발은 증거금으로 각 2500억원씩, 총 7500억원을 제시했다. 앞서 반도건설을 포함한 이들 회사는 2500억원씩의 사모채를 발행해 조달에 성공했다. 이번 한진칼 BW 청약의 경쟁률은 24.45 대 1로 반도건설 3사가 제시한 증거금을 고려하면 약 1% 내외의 한진칼 지분율을 추가로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한진칼에 대한 행동주의 캠페인을 전개해온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KCGI가 이번 BW 청약에 나서지 않은 배경에 관심을 보인다. 그동안 3자연합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왔고, 기자간담회를 주최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실제 한진칼의 BW 청약을 앞두고 KCGI는 참여 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새 펀드를 통한 추가적인 자금모집은 물론 기존 주식담보대출의 여력이 얼마나 되는지 검토하며 BW 참여 금액을 저울질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향후 50% 이상의 상징적 지분율을 확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자는 의견이 대두됐고 청약 불참으로 가닥을 잡았다.

3자연합의 일원인 반도건설이 청약을 준비해온 것 역시 KCGI가 이번 BW 매입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배경이 됐다. 앞서 3자연합은 지난 6월 의견을 교환하고 반도건설이 이번 BW 매입에 나서 추가 지분율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맺었다. 자금조달을 위해 별도 펀딩과 대출이 필요한 KCGI와 달리 반도건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쉽게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애초 BW 청약 자체를 검토하지 않았다. 올해 말까지 100억원 가량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하고 추가적인 주식담보대출 여력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향후에도 한진칼 추가 지분매입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평가다.

반도건설 측은 이번 BW 청약에 참여하며 계열사를 포함해 20%가 넘는 한진칼의 지분율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약 17% 선의 지분을 모은 KCGI와 9%대 지분율의 조현아 전 부사장에 비해 상당히 앞서는 수치다. 회사채를 동원해 이번 BW 발행에 참여한 만큼 향후 3자연합 내부에서 반도건설의 발언권 역시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3자연합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반도건설 측이 직접 BW 청약에 회사채를 동원하겠다해 KCGI와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다소간의 부담을 덜게 됐다”며 “향후 3자연합 내의 주도권 역시 반도건설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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