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를 움직이는 사람들]'건기식 품질관리 키맨' 천청운 휴온스네이처 대표⑧30년 QC·QA 노하우로 흑자전환·홍삼 제품 '할랄' 획득
최은수 기자공개 2020-07-13 08:12:42
[편집자주]
휴온스는 보수적인 한국 제약업계에서 M&A로 성장한 몇 안되는 곳이다. 1997년 연매출 60억원에 불과했던 회사는 8개 계열사, 5000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중견지주사로 거듭났다. 이같은 성장을 인수합병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인재'를 중히 여기는 윤성태 부회장과 그의 복심들의 역할이 있었다. 더벨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약진하는 휴온스 그룹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0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청운 휴온스네이처 대표(55, 사진)는 제약사에서 품질관리(QC) 업무만 30년 가까이 맡은 생산라인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2011년 휴온스그룹에 합류한 이후에도 생산 부문에서 핵심 업무를 맡았고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는 휴온스내츄럴의 생산총괄 공장장을 역임했다.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은 2018년 천 대표를 휴온스네이처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휴온스네이처는 건강기능식품 가운데서도 프리미엄 제품에 속하는 홍삼 제품을 다룬다. 천 대표의 지휘 아래 휴온스네이처는 품질관리 역량을 제고했다. 진입 문턱이 높기로 유명한 '할랄' 시장 진출 교두보까지 마련했다.
◇품질관리 경력 30년…윤성태 부회장 건기식 계열사 성장 특명
천 대표는 1965년생으로 인하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학교 환경공학 석사학위를 획득했다.
천 대표는 제약업 가운데서도 생산 현장에서 주 경력을 쌓았다. 안국약품, 일성신약, 일양약품 등을 거치며 QC와 QA 업무를 주로 맡았다.
천 대표가 휴온스그룹에 합류한 시기는 2011년이다. 윤성태 부회장은 그룹 차원의 제품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천 대표를 영입했다.
당시 윤 부회장은 제약업(휴온스) 이후 새 지평을 열기 위해 신사업을 구상 중이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영위하던 휴온스내츄럴과 바이오토피아, 휴온스네이처(당시 성신비에스티) 등을 인수하며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것도 이 즈음이다.
천 대표는 휴온스그룹에 합류한 이후 2016년 휴온스내츄럴 생산총괄 공장장, 2017년 휴온스내츄럴 대표 등을 두루 거친 뒤 2018년 '홍삼 전문 건기식 계열사'인 휴온스네이처로 옮겼다.
천 대표가 건기식 계열사에 안착하게 된 이유는 건기식 시장에서 그만큼 품질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컸기 때문이다.
건기식은 한 번 제품 품질, 제조상의 문제로 시장의 신뢰를 잃을 경우 어느 산업보다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제품 품질에 대한 이슈가 발생하면 사실상 '원 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퇴출이 된다.
크고 작은 이슈에 엮이는 것만으로도 사실 여부를 떠나 기업의 펀더멘탈을 뒤흔드는 경우도 더러 있다.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의 중심부에 섰다가 최종적으로 혐의를 벗은 내츄럴엔도텍이 아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느라 고군분투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 '섬세함' 앞세워 흑자전환…'할랄' 시장 공략으로 매출 급성장 교두보
천 대표는 경영 정상화 및 흑자 전환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꼽았다. 휴온스네이처는 건기식 가운데서도 프리미엄 라인이자 부가가치가 으뜸으로 꼽히는 '홍삼' 분야에 강점이 있었다. 다만 휴온스 그룹에 인수된 후에도 쉽사리 턴어라운드를 하지 못했다. 정관장, 동원 F&B 등 내로라하는 전문기업이 오랫동안 시장을 지배해 왔기에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긴 쉽지 않았다.
천 대표는 전통의 강자들과의 승부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경영 및 생산 효율 제고가 필요하다고 봤다. 취임 후 OEM을 중심으로 한 영업 활성화 및 적극적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한 국제인삼유통센터에 입주해 생산 효율 극대화에도 나섰다.
경영·생산 효율이 높아지자 품질과 마케팅 디테일을 제고할 여력이 생겼다. 천 대표는 이후 '생산 품목 다변화'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단순히 손바닥 크기의 포 형태가 아니라 단, 절편 등 휴대와 먹기에도 편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덕에 취임 첫해인 2018년 3억원의 흑자 전환을 성공했다. 휴온스네이처의 2017년 영업이익은 -19억원이었다.
천 대표는 수익성 제고를 위한 또 다른 틈새시장을 겨냥했다. 홍삼제품에 대한 '할랄'(이슬람교도가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인증을 받아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도살·가공된 식품과 공산품 등에만 '할랄' 인증이 부여된다.
휴온스네이처는 올 상반기 대표 홍삼 제품 5종에 대해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로부터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각각 진홍삼단, 진홍삼정, 진홍삼고, 고려홍삼봉밀절편, 홍삼골드스틱 5종이다. 기존 경쟁사들이 문호를 열지 못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으로의 진출이 가능해졌다.
휴온스네이처는 오는 9월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할랄 인증 기업 박람회인 '국제 할랄 박람회(MIHAS)'에도 참가해 중동 및 동남아시아 판로 개척 및 수출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천 대표는 "이슬람권을 대상으로 홍삼의 우수성을 알리고, 미국, 중국, 일본 등 한정된 홍삼 수출 시장의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할랄 인증 획득을 추진했다"며 "할랄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 인도 등 추가 국가의 할랄 인증도 획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change]합병 앞둔 한화인더스트리, '비전 C레벨' 이사회 합류
- [캐시플로 모니터]한화오션, 2조 유증에도 아쉬운 현금흐름 '또 차입'
- DB금투, '약식명령'에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흔들
- [CFO 인사 코드]'변화대신 안정' 미래에셋그룹, 재무라인 교체 '없었다'
- [On the move]'그룹 넥스트' 찾는 삼성물산, '신사업 팔방미인' 공채
- 명륜진사갈비의 '변신을 위한 용기'
- [2024 이사회 평가]'AI 투자회사 변신' SK네트웍스, 힘 보태는 이사회
- [2024 이사회 평가]'사내이사 없는 이사회 고수' 한샘, 참여도만 '우수'
- [조달전략 분석]포스코홀딩스, 급전 융통 창구된 '해외 계열사 지분'
- [Board change]'보험 키맨' 필요했던 롯데손보, 금감원 출신 영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