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윤곽 드러낸 통합배송 특징은 진화 거듭 '옴니채널' 배송 전략, 점포자산 활용 극대화·비용 최소화 '초점'
전효점 기자공개 2020-07-08 11:04:59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6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의 통합배송 실험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롯데GRS의 롯데리아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한시간배송 잠실' 서비스를 출범하면서다.롯데쇼핑은 그간 옴니채널 기치 하에 여러 형태의 배송을 시험해왔지만 롯데온이라는 단일 플랫폼을 통해 계열사 상품을 통합배송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합배송은 신동빈 회장이 10여년 전부터 주문해온 옴니 채널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는 동시에 올해 4월 말 론칭한 롯데온의 마지막 퍼즐이다.
이번 실험 전면에는 롯데GRS가 나선다. 배송·물류 체계 대부분을 롯데GRS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다. 외식 상품을 주문하기 위해 유입되는 트래픽을 활용해 자사 유통점포 상품 소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처음부터 자체 배송물류 체계를 구축하는 데 시간·비용 면에서 한계가 있는 롯데쇼핑이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해 '롯데온 통합배송'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가늠해보고 있는 셈이다.
◇경계 넘은 통합배송 실험, 롯데GRS 등 계열사 '도움'
롯데쇼핑은 이번 통합배송 실험을 설계하는 와중에 롯데GRS가 보유한 롯데리아 점포의 활용 가능성을 포착했다. 롯데리아를 거점으로 삼은 배경으로는 전국 곳곳에 1300개 이상의 직가맹점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오래 딜리버리 서비스를 해왔기 때문에 각 점포당 이륜 배송과 라이더 네트워크도 확보하고 있다.
롯데GRS 오프라인 점포는 롯데온 플랫폼을 다리 삼아 온라인 고객 수요와 연결된다. 잠실 지역 고객 A가 롯데온 앱을 통해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TGIF 스테이크,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면 롯데리아 라이더가 1시간 내로 모든 상품을 함께 배송해준다.
롯데온 내 '잠실 1시간 쇼핑배송' 탭에는 백화점과 마트, 롯데GRS, 롭스 등의 상품이 판매처 구분 없이 전시된다. 소비자는 구매하고 싶은 상품들을 선택한다. 상품은 거점센터인 롯데리아 잠실광장점에 모이고, 거점 센터에서 통합포장 돼 이륜차에 실린다.
내달부터는 통합배송 서비스를 롯데GRS 브랜드간 메뉴를 넘어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롭스에서 판매되는 상품으로까지 확대한다.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롯데마트 음료수, 롭스 화장품을 함께 주문하면 역시 1시간 내로 롯데리아 라이더가 배송해준다.
롯데쇼핑은 이번 실험을 통해 보완점을 찾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잠실 지역에서 롯데리아 햄버거와 엔제리너스 커피를 주문하는 고객층이 롯데마트, 롭스, 백화점 상품까지 소비 확장성을 가지는지 테스트해야 한다. 식사 시간대에 몰리는 특성이 있는 롯데GRS 고객 주문에 대해 얼마나 단위 시간 내 병목현상 없이 타 계열사 상품에 대한 배송 요청까지 동시에 처리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롯데 계열사간 이륜 통합배송이 점포가 밀집한 잠실 지역을 넘어서 전국 지역으로 확장토록 하는 것도 과제다. 잠실 지역이 통합배송 실험의 테스트베드로 꼽힌 것은 롯데타워를 중심으로 계열사 유통 점포들이 도보 가능한 거리에 모두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현재 라스트마일 배송을 맡는 라이더 외주 인력을 제외하고 점포간 물류 이동을 맡는 1차 물류를 자체 유휴 인력으로 해결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세부적인 프로세스는 아직 논의 중"이라면서 "쇼핑 계열사까지 아우르는 통합 배송은 내달부터 시작되는 만큼 준비·보완 작업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옴니채널 배송 서비스의 진화, "최소 투자 최대 시너지"
유통업계에서는 그간 롯데쇼핑이 통합배송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어떤 식으로 맞출 지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돼 왔다. 롯데온은 계열사별로 별도의 플랫폼에서 이뤄지던 주문 접수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일원화 시키는 작업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주문을 통합 처리하는 작업까지는 진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계열사간 통합배송 네트워크와 기반시설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롯데쇼핑은 에스에스지닷컴이나 쿠팡이 온라인 전용 물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경쟁사처럼 전국에 통합물류 인프라를 새로 마련하는 방안을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이 때문에 롯데쇼핑은 배송서비스를 진화시키는 과정에서 주로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하는 쪽을 택해왔다. 가장 먼저 코리아세븐 점포 인프라를 활용해 출범한 배송 서비스가 '스마트픽'이다. 롯데쇼핑은 2010년 자사 온라인 쇼핑몰 롯데닷컴에서 주문한 상품을 롯데백화점 매장에서 직접 보고 찾을 수 있게 한 '스마트픽' 서비스를 내놓았다. 뒤이은 2014년 편의점 자회사 세븐일레븐 매장 전 점포로 확대적용했다.
최근에는 롯데마트를 통해 중계점과 광교점에 풀필먼트 시스템을 갖추고 바로배송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스마트픽이나 바로배송 서비스는 '옴니채널' 전략을 대표하는 배송 서비스이기는 했지만 통합배송 형태는 아니었다. 이 때문에 통합 플랫폼 롯데쇼핑을 완성시키는 퍼즐은 될 수 없었다.
이번에 출범한 통합배송 서비스는 롯데GRS에 손을 내민 것이 특징이다. 배송·물류 체계를 롯데GRS가 외주 협력사와 맺은 배송 계약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롯데GRS는 1300여개 직가맹점 가운데 90%가 가맹점이다.
각 점포는 이륜배송 서비스를 협력사 외주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주문이 들어오는 만큼 협력업체에 배송 인프라를 빌려서 배달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협력사 가운데는 롯데엑셀러레이터가 지분을 투자한 물류 스타트업 플리즈를 비롯해 개인사업자까지 다양하다.
이륜 배송에 관한 비용은 일차적으로 롯데GRS가 부담한다. 이 서비스는 주문 상품이 1만2000원을 초과하면 고객에게 배송비를 부과하지 않는다. 물류 비용을 지급하는 계열사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만큼, 롯데쇼핑은 상대적으로 저비용에 통합배송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직접 물류 협력사를 고용하는 구조였다면 단순히 라이더 배송 서비스에 그쳤을 테지만, 롯데GRS가 이미 활용하고 있는 이륜 배송을 활용하는 것이므로 유통사와 식품사가 만났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외식 주문보다 롯데쇼핑 주문 규모가 커지면 계약관계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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