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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외화 소셜본드 발행 '일석이조' 캐피탈·금투 등 수요 부응…ESG채권 다양성에 기여

손현지 기자공개 2020-07-10 15:26:2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9일 1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자회사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진한 미화 소셜본드(Social Bond) 발행에 성공했다. 외화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 속에 이뤄낸 성과다.

조달한 자금은 자회사 외화수요 충족과 동시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ESG경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변동성 큰 채권 시장…'신한' 브랜드에 5배 수요 몰려

신한금융은 6일 5억달러(5977억5000만원) 규모의 외화채(선순위채)를 발행했다. 채권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에 105bp를 가산한 수준인 1.365%이다. 선순위채라 BIS비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번 채권 발행은 그야말로 '흥행'이었다. 134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유효국 기준 최종 주문금액은 23억달러로 발행액(5억달러)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당초 유럽과 미국 등에서 프라이싱(Pricing)을 진행한 결과 최대 30억달러 가까운 주문이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글로벌 변동성이 계속 커지면서 많은 국내 금융사들도 발행에 어려움을 겼었다. 통상적으로 타깃 금리 대비 통상적으로 20~25bp정도 최초 제시한 금리(이니셜가이던스)가 나가는데 지난달에는 40~45bp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4~6월 외화 후순위채권 발행에 나섰다가 시장 변동성이 큰 탓에 보류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발행을 위한 IR여건이 악화된 점도 한 몫했다. 금융권 재무팀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코로나 여파로 로드쇼 등 글로벌 투자자 대면미팅 자체가 불가하다"며 "회의, 세일즈 과정이 생략되고 일방적인 화상 컨퍼런스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외화채권 흥행 비결은 마켓타이밍 설정에 있다. 미국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크지만 초저금리 기조 속에 유동성은 충분했다. 글로벌 투심이 나쁘지만 않다면 발행하기 좋은 시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5~6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7월의 변동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했다"며 "그간 수차례 외화 채권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덕에 적절한 타이밍을 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재작년에만 해도 시장 변동성 여파로 외화 채권 발행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사스 등의 여파로 발행 당일 철회를 결정한 경험도 있다. 비록 바로 다음날 시장이 안정된 후 발행에 성공했지만 반면교사를 삼을 수 있던 계기였다. 신한지주는 양호한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글로벌투자자들을 상대로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기준 : 2020. 03

◇자회사 외화 유동성 확보 목적…지주 국제신용등급 활용

'신한지주' 차원에서 발행한 것도 흥행의 성공요소로 꼽힌다. 현재 신한그룹 계열사 중 신한지주의 국제 신용등급이 가장 높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회사들의 경우 국제 신용등급이 없다. 지주 등급(Moody’s A1, S&P A은 금투, 보험, 여신금융 등 자산안정성이 열위한 비은행을 포함한 탓에 가중평균 기준으로 신한은행(Moody’s Aa3, S&P A+)보다 1~2노치 낮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높은 은행의 경우 자체 자금조달이 용이하지만, 타 계열사의 경우 지주사가 대신 조달해주는 게 경제적 효용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채권 발행은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의 외화 수요에서 비롯됐다. 최근 환율 변동폭이 커지자 자본시장 파트(신한금투)에서 외화유동성 확보가 절실해졌다. 일반적으로 자회사들의 경우 외화가 필요할 경우 환전 후 FX 스왑을 통해 환리스크를 헤지하거나 채권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원화를 외화로 변경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환율 타격이 크다.

최근 S&P지수 등 주요 글로벌 지수들이 흔들리면서 마진콜로 5억달러 이상이 필요했다. 마진콜이란 주가가 변동할 경우 이에 연동해 ELS 담보로 했던 증권사가 수익을 리캡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통사적으로 S&P지수 변동폭이 20%에 달하면 마진콜이 5억달러 가량 필요하다.

앞서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도 외화가 필요해 지주 차원에서 자금 조달을 지원한 적이 있다. 신한캐피탈의 경우 올해 3월께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외화 수요가 발생했다.

신한카드도 작년 사옥매입을 추진했을 당시 외화를 필요로 했다. 당시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사업라인 협의체를 형성하며 현재 입주 중인 중구 을지로 파인에비뉴 A동을 사들이기 위해 건물주인 국부펀드 소파즈와 반년 넘게 협상을 진행해왔다. 소파즈는 아제르바이잔 국부펀드인데 매입을 위해선 5000억원 안팎의 외화가 필요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당장 자금운용 계획이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외화유동성을 확보해 보유하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자금용처 '중소기업 지원'…조용병 회장의 'ESG경영' 일조

신한지주는 이번 외화 선순위채의 용처를 중소기업 지원으로 가닥을 잡았다. 채권에 외화 소셜본드(Social Bond)라는 이름을 붙였다. 소셜본드란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지원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특수목적채권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간 ESG경영 차원에서 채권발행의 용처를 환경, 사회 등으로 잡아왔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종류의 ESG채권을 발행하는 쪽으로 운용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그간 그린본드(환경)와 지속가능발전채권 위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지주는 작년 금융지주 중 최초로 지속가능채권(환경+사회)을 발행하며 ESG채권 반열에 오른 바 있다. 외화 발행도 처음이다.

사실상 조용병 회장이 주력하고 있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소셜본드는 ESG평가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사회(S)평가 항목에 반영된다. 그린본드는 환경(E)평가에 반영되며 지속가능채권은 S, E에 고루 반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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