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7월 10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전 성료한 '넥스트라이즈2020' 행사에는 다양한 업종의 유망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저마다 주어진 부스에서 기술 및 제품의 경쟁력을 어필했다. 부스 곳곳엔 벤처캐피탈(VC) 투자심사역들이 즐비했다. 새로운 투자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핀셋 질문을 이어갔다. 그런 심사역들 곁에 서 있는 대기업 직원들의 명찰이 유독 눈에 띄었다.대기업 직원들은 연신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기록을 남겼다. 스타트업 대표의 설명을 수첩에 열심히 받아 적기도 했다. 넥스트라이즈2019 때와는 사뭇 다른 열기였다. '제2벤처붐'이라고 할 만큼 벤처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굴지의 대기업 역시 벤처투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의 삼성벤처투자, 롯데의 롯데액셀러레이터, GS홈쇼핑의 미래사업부 벤처투자팀이 대표적이다. 모두 그룹 내 계열사들과의 사업 시너지 및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고 있다. 직접 투자와 함께 자체적으로 펀드를 조성해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이 벤처투자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금산분리(산업 자본의 금융 소유 금지)' 원칙에 따라 대기업 지주회사가 금융사로 분류되는 벤처캐피탈을 계열사로 두지 못하도록 제한해왔다. 최근 들어선 지주사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 7건이 쏟아지며 대기업 벤처투자 빗장이 풀리는 분위기다.
다만 지주사 CVC가 외부 자금을 받지 못하는 형태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투자금을 조성할 때 계열사 또는 자기자본 출자로만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외부 투자를 막으면 제 기능을 못하는 반쪽짜리 CVC가 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로선 투자 활성화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이를 허용했을 때 나타날 부작용을 막을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그렇다면 기존 벤처캐피탈 입장은 어떨까. 사실 CVC 규제 완화는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CVC까지 늘어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많은 스타트업이 대형사를 선호하고 있어 부익부빈익빈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우려 속 기대도 나온다. 벤처캐피탈과 CVC가 손잡고 '코지피(Co-GP·공동운용사)' 펀드를 결성하는 그림이다. 대기업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CVC와 협력하면 유망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머지않아 벤처투자에 특화된 벤처캐피탈과 자금 사정이 넉넉한 CVC 간 시너지가 발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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