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확장의지 '부동산개발업'도 손댄다 정관 사업목적 추가…임대전략→부지매입 후 개발로 선회 가능성
최은진 기자공개 2020-07-24 10:26:0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부동산 개발사업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 관련 사업목적을 정관에 추가하고 사업기반을 다지고 있다. 물류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동안 부지임대를 통해 물류센터를 조성한 것과 다르게 직접 부지매입에 나서 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쿠팡은 이달 초 정관에 '부동산개발업'과 '이에 부대하는 제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그간 쿠팡의 사업목적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데이타 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법 등 IT와 연관된 사업과 물류창고업, 택배·배달·운송업 등 물류와 관련된 사업이 대부분이었다. 부동산과 연관된 사업은 임대업 및 전대업이 전부였다.
부동산개발업은 택지조성, 건물신축, 용도변경, 위락단지 조성 등 부지를 개발하는 일체의 사업을 관리 및 추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부동산을 다루고 기획·시공·분양 등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보통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라고 불리는 시행사들이 하는 업무다.
쿠팡이 갑작스레 부동산 개발사업을 고민한다는 건 꽤 의아해 보이지만, 전통 유통기업들의 전례를 봤을 때 또 이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마트는 부동산 임대·관리용역업 및 부동산개발업을, 롯데쇼핑은 주택개발업을 사업목적으로 명시했다. ㈜이마트의 경우 대형 쇼핑몰 사업을 위한 부지개발을,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점포 부지를 주택으로 전환하는 사업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고 쿠팡이 ㈜이마트나 롯데쇼핑처럼 대형 쇼핑몰이나 주택개발 사업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 이커머스에 초점을 맞춘 온라인 중심 기조에 흔들림이 없기 때문에 기존 대형 유통사가 고민하던 부동산 개발업과는 거리가 있다고 보는게 맞다.
그렇다면 쿠팡이 부동산 개발업을 염두에 둔 이유가 뭘까. 업계서는 물류센터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현재 쿠팡은 국내 최대 주문캐파(Capa)를 감당할 여력을 갖추고 있지만 추가로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쿠팡이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최첨단 메가 물류센터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총 투자비용만 약 3200억원에 이른다.
쿠팡은 그동안 부지를 임대해 물류센터로 조성하는 전략을 썼다. 대기업들이 부지를 직접 소유하며 물류센터를 짓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그러나 쿠팡이 부동산 개발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부지를 직접 매입해 물류센터로 조성하는 개발사업까지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물류센터에 대한 쿠팡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커머스에 있어 물류 인프라 캐파는 곧 외형으로 이어진다. 쿠팡은 현재 PB(Private Brand)사업 확장을 통해 자체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단순히 '유통'에 국한된 전략이 아닌 '제품과 유통'을 일원화 한 사업으로까지의 확장을 꿈꾸고 있다.
전국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방문해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던 고객을 쿠팡이라는 플랫폼과 상품을 이용토록 하겠다는 비전이다.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캐파를 감당할 여력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결국 얼마나 많은 물류센터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쿠팡의 비전을 실현시킬 핵심키(Key)가 된다. 부동산 개발업은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첫단계가 되는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부동산 개발업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점은 물류센터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더욱 적극적으로 물류센터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동안 임대를 통해 물류센터를 조성했을텐데 괜찮은 부지를 사서 물류센터로 탈바꿈 시키는 전략 등을 고심하는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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