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RA운용 보유 홈플러스 4개점 8320억에 팔린다 2000억대 차익 예상…하나대체운용, 입찰 후 1100억 올려 수정 제시
이명관 기자공개 2020-08-10 08:37:46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7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RA자산운용이 홈플러스 4개점 매각을 통해 2000억원에 이르는 시세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1차 입찰 후 2차 비딩에서 가격이 오른 덕분이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하나대체투자운용은 1차 입찰에서 7000억원대 가격을 제시했다가, 2차 비딩에서 1000억원 이상 가격을 올렸다. 앞서 6년 전 삼성SRA자산운용은 홈플러스 4개점을 6300억원에 인수했다.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4개점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하나대체투자운용이 매도자 측에 제시한 가격은 832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번 거래의 매각 대상은 홈플러스 경기 부천 상동점과 수원 영통점, 인천 작전점, 대구 칠곡점 등 4개점이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당초 시장에서 형성된 캡 레이트(Cap rate)를 기준으로 7000억원 초중반대 선에서 위닝프라이스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의 캡 레이트는 4%중반대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이 제시한 가격은 캡 레이트가 4%에도 못 미친다. 5%포인트 이상 이익을 포기한 셈이다.
하나대체운용이 처음부터 이 정도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이 최초 입찰에서 제시한 가격은 7200억원이다. 최고가는 이지스자산운용의 몫이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8200억원을 제시하며 강한 인수의지를 내비쳤다.
매도자 측은 입찰 이후 입찰 참여자 전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입찰에 4곳의 원매자가 참여한 만큼 별도로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를 선정하지 않았다. 입찰 결과만 놓고 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런데 하나대체투자운용은 인터뷰 과정에서 1120억원을 올린 8320억원을 제시했다. 단숨에 이지스자산운용을 제쳤다. 반면 이지스자산운용은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2차 비딩에서 승부가 갈린 셈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성적인 요인이 비슷했던 만큼 가격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며 "하나대체투자운용이 막판 공격적으로 베팅하면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이 가격을 올린 이유는 해당 점포들이 우량 자산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각 대상 4개점 중 3곳은 매출 순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8년 기준 순위를 보면 경기 부천 상동점 1위, 대구 칠곡점 5위, 수원 영통점 8위 등이다. 인천 작전점도 26위로 나쁘지 않다. 여기에 우량 임차인인 홈플러스와의 잔여 임차계약 기간도 8년이다.
이 정도 가격에 거래가 성사될 경우 삼성SRA자산운용은 단순 시세차익으로만 2000억원 가량을 벌어들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삼성SRA자산운용이 홈플러스 4개 점포를 매입한 시기는 2013년 12월이다. 당시 매입가는 6300억원이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삼성생명, 경찰공제회, 수협중앙회, 신협중앙회, 신한생명, 동양생명 등 총 6개 투자자로부터 3158억원을 유치했다.
이제 관건은 재원조달이다. 기초 자산에 대한 시장의 평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우량 점포들인 것은 맞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라며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클로징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차인과 지리적 이점의 이면에는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자리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이 확대하면서 오프라인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추세다. 온라인 시장은 지난 4년 동안 연평균 3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유통기업들은 경영환경 악화, 실적감소를 겪으면서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가진 우선매수권도 기초자산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홈플러스가 가진 우선매수권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거래 종결 후 3년 뒤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행사가격은 해당 시점의 공정가치다. 3년 뒤 홈플러스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공정가치가 목표한 수익률을 만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요인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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